안녕하세요! 을 GTA 산안드레스 다물었다.어둠이, 더욱더 깊숙히 수야를 감싸안고 있었다.광수야 학교 가자50깊디깊은 무의식 속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끌어안고 어르는 소리가 들려왔다.“쉬이… 괜찮아, 괜찮아… 수야….”악몽에 시달려 움츠러든 등을 토닥이는 부드러운 손길,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닦아주는 시원한 물수건의 느낌.그리고 이마에 내리는 부드러운 감촉.따뜻하고, 다정하고, 포근하다.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누군가의 손길이 좋았다.‘… 녀석인가?’그러고 GTA 산안드레스 보니, 금방 준결승에 나가야 할 텐데, 도대체 얼마만큼 잔 것일까. 수야는, 더 기대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천천히 눈을 떴다.“… 으음 … .”수야가 일어나자, 눈앞에는 언제나처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은회색의 짐승이 보인다.수야는 지겨울 만큼 익숙한, 머리가 깨질 것같은 통증과 천천히 노이즈처럼 들어오는 무언가의 잔상들을 무시하고, GTA 산안드레스 픽 웃으며 하휘안의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잘 잤어?”“수야… 괜찮아? 또 악몽을 꿨어.”걱정스러운 눈빛으로자신을 바라보며 수야의 얼굴에서 땀을 닦아내주는 하휘안을 보면서, 수야가 웃었다.“아,안 그래도 요즘 검을 자주 잡았으니까…. 그나마 요즘은 별로 안 꾸는 거라고. 괜찮아,익숙하다고 해도 그러네.”“익숙해도, 힘든 건 힘든 거야. 수야, 힘들어 보였어.”“괜찮아. 어쨌든, 고마워. GTA 산안드레스 덕분에 좀 나아졌다. 네가 옆에서 달래줬지?”“… 응.”“그래도 네가 있어서 덜 힘들었어. 진짜야.”“끄응….”못마땅한 눈빛으로 목을 울리는 녀석의 머리를쓰다듬으며, 수야가 하휘안을 얼렀다.악몽을 꾸더라도, 눈을 뜨면 녀석이 있을 것을 알기에안심이 된다.그 감각은 너무나도 포근하고 따뜻한 것이었다, 익숙해지는 게 무서울 정도로.이러다가 언젠가 혼자 눈을 뜨게 되는 날이 찾아오면… 무너져버릴 GTA 산안드레스 지도 모른다.하지만, 그것조차 감수할 정도로 이 녀석이 좋다.이 녀석도, 그럴까?이 녀석도, 자신에게 그만큼 익숙해졌을까?“지금 몇 시야?”“… 7시.”“음, 이런. 금방 준결승 시작하겠네. 얼른 가자.”수야가 침대에서 내려와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며 싱긋 웃었다.원래 선한 편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좋다고 솔직하게 말해주는 수야가 좋으면서도, 하휘안은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수야.”“응?”“무슨 일… 있어?”“아니. GTA 산안드레스 일은 무슨.”하휘안의 말에, 수야가 싱긋 웃었다.그러자하휘안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인다.수야는 그런 하휘안의 머리를 툭툭 두들기며, 생긋웃었다.“… 벌써 준결승이야, 하휘안.”준결승이면, 이제 어지간히 강한 녀석들만 남았을 터다.수야는, 자신이 죽는 것은 별 느낌이 없었지만, 하휘안이 죽는 것은 생각하기 싫었다.실은, 다른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면서 자신의 생명을 내놓지 않는다면 그것 GTA 산안드레스 자체가 모순이겠지만, 자신이 아닌 하휘안은… 죽지 않았으면 했다.그래도, 만약 죽는다면, 그 전에 좋아한다는이야기 한 마디 정도는 해 보고 싶었다.하휘안과는 결승전에서 만난다.그러면 준결승에서 하휘안이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 해도 수야가 죽을 수도 있을 테고, 둘 다 요행이 살아남아도결국 결승전에 가서 둘 중 하나는 죽을 테니까.그런 생각을 하니, GTA 산안드레스 새삼스레 눈앞의 강아지가애틋해지는 수야였다.하휘안은 강하지만, 자신에게 약하다.과연 자신을 죽일 수 있을까 의문감이 들 정도로.그러나 자신은… 마찬가지로 녀석에게 약하지만, 자신이 황제를 죽여야 하는길을 위해 반드시 죽여야 한다면, 죽일 것이다. 자신의 손으로, 죽여야 한다.‘어차피 죽는다면, 내 손으로 죽이는 것이 가장 좋을지도.’녀석에게 너무 익숙해져버려서, 외로워지고 쓸쓸해지고 전보다 더 GTA 산안드레스 큰 절망을 맛본다 해도, 감수할 것이다.어차피 죽을 거라면, 다른 녀석들에게 죽는 꼴은 보기 싫었다.수야는, 그런 자신을 조소했다.의아한 눈빛으로 이쪽을 보는하휘안을 보고, 수야가 눈 꼬리를 슬쩍 휘며 웃었다.“이리 와, 강아지.”수야의 부름에 하휘안이 얼굴을 수야 쪽으로 향하자, 수야가 하휘안의 얼굴을 잡아당겨 뺨에 쪽- 하고 아주짧게 입을 맞췄다.그러자 GTA 산안드레스 멍하니 굳어있는 하휘안을 보고, 수야가 픽 웃으면서 하휘안의 머리로 손을 뻗어 헝클어뜨렸다.“잘해. 알았지?”“… 으응.”하휘안이 아직도 멍하니 대답하는것을 보고, 수야는 약간 씁쓸하게 웃더니 경기장으로 향했다.“이번에 싸움은 내가 먼저지?”“응.”“나도 이길 테니까, 너도 이겨.”“… 노력할게.”수야의 느닷없는 뽀뽀 공세에 잠시넋이 나가 있던 하휘안은, 수야의 이기라는 말에 움찔했다.실은 이번 준결승에 GTA 산안드레스 나가서 수야에게 위협이 못 되도록 자신의 상대를 거의 반 죽여 놓고 항복할 생각이었던 것이다.항복을하면 보통은 비웃음거리가 되고 경멸의 대상이 되지만, 그런 것쯤 하휘안의 알 바가 아니었다.그리고 누구든 간에, 하휘안이 겁을 먹어서 항복했다고는 생각지 않을 것이었다.“그럼,가자.”수야가, 언젠가 지어 보였던 낯선 미소를 지었다....남는 시간은 컨디션을 조절하던 GTA 산안드레스
구의 사내로, 보랏빛 눈이 번들거리는 광채를 띄고 있었다.예쁜 누님 옆에 서 있어서 더욱비교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인상도 상당히, 험악하다."크흐흐흐... 통파를 쓰는 연 연합의왕, 여진 연 비광조다. 힘 쓰는 데 자신 있는 새끼들만 들어와라. 비린내 나는 새끼들도들어올 테면 좋다. 오랜만에 후장 맛 좀 보자. 크흐흐."계속해서 음습한 웃음을 흘려대는사내로부터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넘겨받은 남자는, 은은한 하늘빛을 띄는 흰 머리의 남자였다.하얀 편인 피부에 사람 좋게 서글서글한 웃음을 띄우며, 남자는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꽤나힘차게 외친 탓에, 성능 좋은 마이크로 남자의 음성이 쩌렁쩌렁 울렸다."자아, 왕들의 횡포가 더러워? 하지만 혼잣몸으로 살기엔 이 세상이 오죽 험해야지. 바~로 그런 분들을 위해! 우리 무 연합 보험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거 아니겠냐? 냐하하하!! 우리 무 연합의모토는 지배 아닌 협력이다! 나도 왕이라고는 하지만 그냥 유명무실한 거라서, 설립자이자 대표자에 불과하고, 내가 졸업해도 다른 놈이 이 무 연합을 이어줄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무연합은 내 성인 '아'가 아니라 '무[無]'라고. 이봐들! 우리 무 연합은 왕 없는 개인주의 연합이다. 지금 내 말에 절절히 공감하시는 분들은 무기 실력 상관 없이 눈 딱 감고들어 오라고~ 난 난진 아 진무하야! 잘 부탁한다, 쉐이들아!! 냐하하하!!"냐하하하- 라는 다소 경망스러운 웃음을 뿌리는 남자의 인사를 끝으로, 화려한 소개는 끝이 났다.그때부터신입생들은 웅성거리며 어느 연합에 들어갈 지 정하기 시작했다."넌 어느 연합에 들어갈 거냐? 으하, 난 소 연합에 들어가련다. 아까 그 누님… 아 씨발, 꼴린다. 으흐흐흐..""병신, 누님이라고? 넌 이 학교가 남녀 공학이라고 생각하는 거냐?""뭐?! 아, 나, 남학교지만, 그렇지만!!""너 그 납작한 가슴 못 봤냐. 그거 다 사기라고. 여장 변태란 말이야, 그 작자.""뭐야!? 씨발!! 이럴 수가!! 제기랄!! 같은 좆 달고 있는 사내새끼였다니!!! 배신이다!!!""진작 못 알아차린 니가 병신이지. 난 무 연합에 들어갈 거다.옥죄이는 건 질색이야.""나는 그럼 호 연합에 들어갈까? 검 쓰니까."신입생들이 떠드는 와중에서, 수야는 어깨를 쭈욱 폈다.수야의 무기는 봉과 주먹이었다.하지만 봉을 쓰는 제 연합이든, 무력 위주의 연 연합이든 간에 들어갈 생각이 없었다.'난, 왕이 될 거니까.'수야는, 왕이 되어서 황제를 가리는 토너먼트에 참가해 황제가 될 생각이었다.이 세상을 지배하는자.모두가 인정하는, 모든 무력의 최정점에 다다른 자.그러기 위해서, 일단 연합에는 들지않기로 했다.연합에 들지 않으면 연합끼리의 세력 다툼에 휘말릴 일도 없었다.물론 대신 자신을 혼자 지켜낼 수 있을 만큼 강해야겠지만."그럼 연합에 가입한 놈들은 각자 연합의 왕을따라가라!! 기숙사 배정해야 하니까!!"그럼 자신은 어디로 가야 할까.수야는 바쁘게 사라지는 2학년 선배들 중 하나의 옷을 잡았다."저기.""… 뭐냐? 어리버리하게 길 잃었냐?""연합에 가입하지 않은 신입생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검은 색 명찰을 단 2학년은, 기가 차다는 듯 수야를 응시했다.명백한 비웃음이었다."연합에 가입 안해서 어떻게 자기를 지키려고?괜히 나중에 얻어맞고 낑낑대면서 가입시켜달라고 조르는 것보다 지금 가입하는 게 나을 텐데?""상관없습니다."2학년이 '건방진 새끼'를 중얼거리는 것이 얼핏 들렸지만, 수야는 별신경 쓰지 않았다."그럼, 저 F동 기숙사로 가라. 지금 연합이 5개라 비었을 테니까. 네학번에 따라 방이 있을 거고, 기본적으로 2인 1실 기숙사다. 사람이 없으면 혼자서도 쓸수 있지만, 학기 초에는 꼭 너같이 정신나간 놈들이 많아서 2인 1실로 자리잡아야 하는수도 있어. 연합이 없으면 모든 걸 자율로 해야 하니까 정신 똑바로 차려라."한 번쯤 당해봐야 정신을 차리지, 라는 듯한 눈초리에 수야는 대답없이 슬쩍 웃었다.끌끌 혀를 차며 2학년이 사라지자, 여전히 비린내가 배인 듯한 바람을 가슴 속 깊이 들이키며, 수야는 자신의기숙사로 향했다.광수야 학교 가자03어깨에 가방을 멘 수야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이내 F동 기숙사에 도착했다.아까 그 2학년의 말대로 F동 기숙사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
야… 너무 좋아.” “그래… 나도 너 좋으니까. 자자.”“……?!”수야가 가르릉거리는 하휘안을 토닥이며 아무렇지 않게 툭 던진 말에, 하휘안이 눈을 번쩍 떴다.그리고는 피곤한 듯눈을 감는 수야를 살짝 흔들며 말한다.“수야?”“으응?”“방금 뭐라고 했어?”눈이 동그래져서 얼굴까지 환하게 밝히고 살짝 발그레해진 얼굴로 묻는 하휘안을 본 수야가 픽 하고 웃음을짓더니, 이내 졸린 듯 어깨를 으쓱하고 얼버무린다.“참 나… 그냥 자, 인마.”“수야…한 번만…. 내가 잘못 들은 것 같아서….”“그냥 자라니깐.”“한 번만… 수야…. 응?”하휘안의 응석 부리는 것 같기까지 한 채근에, 수야는 픽 웃으며 하휘안의 머리를 베개로 꾹눌렀다.그리고는 불만서린 으르렁거림을 흘리는 하휘안의 볼을 손가락으로 꾹 누르며 말했다.“나도 너 좋다고. 됐지? … 그러니까 얼른 자자.”“수야!!!”수야의 말에, 하휘안은 감격이라도 받은 건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는가 싶더니 이내 바람소리가 날 정도로 거세게 수야를 끌어안고 얼굴을 마구 부빈다.그러자, 수야는 픽 웃으며 어깨를 으쓱하더니 하휘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래, 그래. 나 노진 후 수야 맞아. 그러니까 이거 좀 놔… 아프다고.”“가르르르르… 가르르… 가르르릉…”하지만 하휘안은 도무지 놓아줄 생각이 없는지, 기분 좋은 목 울림을 흘리며 수야의 얼굴을 핥고 살짝 물었다가 제법 용기가 난 건지 뽀뽀까지 쪽쪽해 본다.그리고는 다시 목을 찾아 잘근잘근 깨물고, 혀로 쓰다듬고, 다시 얼굴을 비비다가환한 얼굴로 다시 수야의 얼굴을 혀로 핥는다.그리고 수야는 그런 하휘안을 보며, 약간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정말 희한하지…? 호모새끼는 분명 질색인데, 네 녀석이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한심한 생각이나 하고 말이지.’수야는 그런 생각을 하며, 쓰게 웃고는눈을 지그시 감았다.아마 이 말까지 들려줬다가는, 당장에 덮치겠다고 할지도 모르는 짐승을옆에 두고서....너무 긴장했던 탓일까.잊었던 악몽의 시작은, 언제나의 일상처럼 수야를 찾아왔다.- 쏴아아아 -차가운 비가 쉴새없이 내리고 있었다.열 두 살의 어느 날.실제로 겪었던 기억 속으로 패대기쳐 진 수야는, 이곳저곳에 피멍과 상처로 가득한 하얀 몸을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뒹굴며 쓰러져 있었다.검은색 교복 바지가 벗겨진 채 적나라하게 드러난 항문에서도 피와 정액이 꿀럭꿀럭 역류하고 있었고, 벌벌 떨리는 손은 바로 손앞에 놓여 있는 검이무서운 듯 잡지 못하고 있었다.이마는 또 어디가 찢어졌는지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주룩주룩내리는 비가 이마의 피를 끊임없이 씻어내고 있었다.“병신새끼. 야, 넌 눈앞에 있는 검도못 잡냐?”“저래 놓고 제 어미는 도대체 어떻게 죽였대?”“가증스러운 새끼. 어미는 검으로 죽였다며. 8살에 처음 든 검으로 엄마를 죽일 정도로 천재적이라는 새끼가, 왜 검만보면 벌벌 떨어? 병신새끼.”사람들의 비웃음 소리, 경멸 소리.수야는 바보같이 벌벌 떠는손을 움츠리며 입술을 깨물었다.엄마를 죽인 뒤로, 수야는 검을 쥐는 것이 무서웠다.검을잡고서 엄마를 죽인 후, 행복했던 자신이 무서웠다.어둠 속에서의 자신은, 저 사람들과 똑같이 자신을 살인귀라고 질타하고 있었다.그래서 이런 일 당해도 마땅하다고, 선생님께 고자질하지도, 자기를 방어하지도 않았다.덕분에, 학교의 샌드백 신세가 되어버린 채, 마구잡이로 굴려지고 함부로 대해졌다.“흐윽… 흣….”어린 수야의 입에서 고통어린 신음이 흘러나왔다.화끈거리며 부어올라 재대로 떠지지도 않는 수야의 눈에서는 눈물이 조금씩 흐르고 있었다.아무것도모르는 채 무지하고 잔인한 초등학생들은 수야를 경멸했으며, 그들이 데려온, 막 성욕을 깨우친 중학생부터 고등학생들은 수야를 정욕을 푸는 화장실로 썼다.콘돔조차 쓰지 않아 뱃속 가득히 들어찬 정액에 매일 같이 배탈이 난 배를 움켜쥐고, 찢어진 항문을 치료조차 하지 못했다.기절하기 일보직전인 몸을 이끌고 간신히 혼자 씻어내고, 빼냈다.주르륵 하고 흐르는 정액을 빼낼 때면, 수야는 이를 악물었다.하지만 그것이 벌써 4년째다.8살, 엄마를 죽이고 기숙학원에 강제로 입학하게 된 수야는 4년 내내 이런 신세를 못 면했다.사실 이름만 기숙학원이지 소년원이나 다름없는 곳이었으니까.어렸을 때부터 워낙 조숙하기도 했지만, 지금의 수야는
자, 그 말을 끝으로 그 재마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순식간에 적막해진 고요 속에서, 꿀렁거리는 어둠과 엄마의 시체가 말끔히 사라져버린 핏물만 넘실댄다.그리고 금방이라도 울음을터트릴 듯 얼굴이 일그러져 있던 수야는, 언제 울상을 지었냐는 듯이 순식간에 무심해진 얼굴로 핏물 속 어딘가를 노려본다.그리고…- 촤악 -!!핏물 속에서, 밀 빛의 팔이 불쑥 튀어나오나 싶더니, 순식간에 수야의 목을 졸랐다.그리고 그 넘치는 핏물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인영.흑 녹색 머리카락에, 밀 빛의 피부, 사내아이 치곤 조그마한 체구의 황금빛 눈동자를지닌 소년.바로… 수야, 그 자신이었다.피범벅이 된 나체의 수야가, 아무 말 없이 자신을바라보는 수야의 목을 조른다.그러자, 있는 힘껏 목이 졸려 순식간에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숨이 턱턱 막혀올 텐데도,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수야가 웃었다.“이제… 때가 됐지?”그러자, 무표정하게 목을 조르던 수야가 입술을 끌어올렸다.그리고 입술을 벌려 뭐라고 질문을 던진다.대답해 주고 싶지만, 더 이상 볼 수 없다.지지직 - 하고 노이즈의 화면처럼, 영상이일그러지며 부서진다.“… 야 …”이만, 눈을 떠야 할 시간이다.“… 수야 …”강아지가,자신을 부르고 있다....눈을 떴을 때는, 이미 새벽이었다.“수야… 일어났어?”수야가 식은땀 범벅이 된 채 눈을 뜨자, 아직 동도 트지 않은 새벽인데 밤새 잠도 자지 않았는지, 조심스럽게 자신을 물수건으로 닦고 있는 하휘안이 보였다.“아아…. 응.”“다행이다. 얼굴이하얗게 질려서, 숨이 막히는 것처럼 컥컥대서 많이 걱정했어.”하휘안이 어색하긴 했지만,노력한 것이 역력히 보이는 얼굴로 살짝 웃었다.워낙 눈 꼬리도 위로 올라간 것도 모자라 쫙째져서 전체적으로 얼굴이 무섭게 생기긴 했는데, 싱긋 웃으니 그럭저럭 순해 보이는 인상에, 수야가 놀라 눈을 크게 떴다.“뭐, 뭐, 뭐야?!”“가르르르… 역시, 이상한가?”이래봬도 진무하의 반응을 보고 이상한가 싶어 수야를 눕혀놓고 물수건으로 닦아주면서도 일어나면 웃어주려고 옆에 손거울 들고서 열심히 웃는 연습을 한 거였는데.다른 놈한테는 비열하더라도,수야한테는 최대한 순박한 미소를 보여주고 싶어서, 차갑게 생긴 인상으로 어떻게든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이려고 노력했던 하휘안.약간 시무룩해진 하휘안이 중얼거리자, 수야는 고개를 흔들고는 픽 웃었다.“아니. 전혀…. 그냥, 조금 생소했을 뿐이야.”“그래?”하휘안이 눈동자를 굴리자, 수야가 씨익 웃더니 하휘안의 머리카락에 손을 넣어 헝클어뜨렸다.“땀 흘려서 몸도 찝찝한데… 오랜만에 샤워나 같이 할래?”“가르르르?”“트리트먼트도 해 줄 테니까.”요며칠 수야가 전에 없이 사근사근하게 구는 것에 하휘안은 의아한 눈치였지만, 수야는 실은 이것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내일이 바로 결승이다.어쩌면 바로 내일, 녀석이나 자신이 바로 죽을지도 모른다.자신은 검을 들고 싸울 것이고, 여태까지 검을 들고 싸운 상대는 대부분 죽었다.하휘안이 항복하는 것도 자신의 자존심 상 봐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수야가 싱긋 웃었다.하휘안이 자신을 제압한다면 자신은 지겠지만, 하휘안은 자신에게약하다.그리고 검을 든 자신이 과연 하휘안이 간단하게 제압할 정도로 덤벼들지는 자신도 알수 없었다.그러니까, 최악의 가정은 항상 미리 해 놓는 것이다.눈을 뜨면… 더 이상 저녀석이 없을 지도 모른다고.어차피 죽일 거라면 자신이 죽일 것이고, 어차피 죽을 거라면 저녀석의 손에 죽는 게 나을 것 같으니까....“나 참, 눈을 감아야지. 샴푸 물이 눈에들어가면 얼마나 따가운지 몰라서 그래? 강아지, 강아지 했던 정말 개랑 살다 왔나,왜 만날 어린애처럼 이러는 거냐, 너?”자신보다 커도 한참 큰 하휘안을 욕조에 눕혀놓다시피하고 한참 머리를 감겨 주던 수야의 타박에, 하휘안은 기다렸다는 듯이 끙끙거렸다.실은 그렇게 못 견딜 정도는 아니지만, 요즘 들어 하휘안의 응석을 잘 받아줄 것 같은 수야의 모습을 하휘안이 놓칠 리가 없었다.“끄응, 끙… 따가워.”“그러니까 눈을 감으라니까. 어디가따가워?”“둘 다…”“이리 와 봐. 씻어줄게.”수야의 말에, 하휘안은 빨개진 눈을 조심스럽게 가져다 댄다.“자, 눈 떠. 살살 해 줄게. 자, 착하지.”“끄응…”하휘안의 신음에,수야는 따뜻한 물로 조심조심 하휘안의 눈을 헹궈 주었다.그러자 하휘안이 수야의 손을 가져다볼에 비비며 응석을 부린다.“가르르르르…”“이제 좀 괜찮아?”“응. 수야, 역시 상냥해.”“나 참… 너 허파에 바람 들었냐? 안 웃던 놈이 갑자기 실실 웃네?”“고르르르… 좋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