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엄마를 프로토타입 노설치+한글패치 불러들이지 않을 테니까…. 때가… 되었으니까.”원래는, 좀 더 늦게 끌려고 했는데.두 눈을 감고 보는 지옥은 괜찮아도, 두 눈을 뜨고 마주 볼 지옥이 무서워서.그런데,어떤 망할 개새끼가 나를 마구 흔들어 대서, 때가 앞당겨져 버렸어.그래도, 괜찮을 지도 몰라, 엄마.내 옆에 그 녀석이 있어준다면, 지옥을 살아가는 것도, 나름대로 프로토타입 노설치+한글패치 괜찮을 지도 몰라.혼자가 아니라는 그 사실만으로도… 난 행복하니까.“엄마, 날 사랑해?”보기만 해도 흉측할 정도로 피범벅이 되어버리고 끔찍하게 부서져버린 엄마의 얼굴을 붙들고, 거리낌 없이 입을맞추며 수야가 물었다.그렇지만 시체는 말이 없다.그저 공중에 떠도는 메아리만 반복될 뿐.- 죽여 줘… 제발…“하하…”수야가 파하, 하고 웃었다.“응… 하긴, 엄마가 나한테 말을건 적도 프로토타입 노설치+한글패치 없었지? 내 이름을 불러준 적도 딱 한 번이니까. 엄마를 죽일 때의 딱 한 번이니까. 그렇지? 그런 엄마가… 날 사랑할 리가 없지. 엄마, 기억 나? 만날, 죽여달라고만 했잖아. 누구라도 좋으니… 엄마를 죽여 달라는 말만 했잖아.”- 죽여 줘…“응,다 엄마 때문이야. 난 프로토타입 노설치+한글패치 정말… 엄마를 죽이고 싶지 않았단 말이야. 사랑하는 엄마가 날만지지 않아도, 내게 한 번도 웃어주지 않아도, 내 생사에 관심도 없어도, 그래도… 같이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단 말이야. 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응? 근데, 왜 다들 믿어주지 않을까. 응? 프로토타입 노설치+한글패치 내가… 엄마를 죽이고 싶지 않았다고 해도, 아무도믿어주지 않아.”- 죽여 줘… “응. 사랑해, 엄마. 사랑해.”엄마의 시체에 얼굴을 부비며, 수야가 울음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그저 똑같은 말만을 반복하는 메아리가 들리는 건지들리지 않는 건지, 그저 눈물어린 목소리로 엄마의 부서진 머리를 들어 올려 입을 맞춘다.“엄마한테 주는 수야의 마지막 선물이야. 프로토타입 노설치+한글패치 내 무의식에서 해방시켜 줄게. 엄마가 날 붙든게 아니라, 내가 내게 벌을 주기 위해서 이미 죽은 엄마를 괴롭힌 걸 알아. 이제는 놓을 테니까, 더 이상 몇 번이고 되살아나서 죽지 않아도 돼. 엄마는… 아무 잘못 없으니까, 엄마는 천국에 갈지도 몰라. 혹시 프로토타입 노설치+한글패치 못 간다고 해도, 내가 엄마 몫까지 지옥에서 해매줄게. 엄마는… 너무 아팠으니까, 그래도 돼.”- 죽여 줘…“사랑해, 엄마.”수야가 엄마의 흘러내린 안구에 입을 맞추고 엄마의 손을 놓아버리자, 엄마의 시체가 순식간에 모래처럼부서져 수야의 손에서 스러져 내렸다.- 고마워… 고마워… 수야… 나의…“… 크흐하하… 엄마는 왜, 내가 엄마를 죽일 때만 프로토타입 노설치+한글패치 칭찬을 해주는 거야? 그렇게 죽는 게 좋아? 그럼, 가…가 버려, 엄마. 내가 또 다시 붙잡지 않게, 가 버려. 사라져 버려.”수야가 중얼거리자, 그 말을 끝으로 그 재마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순식간에 적막해진 고요 속에서, 꿀렁거리는 어둠과 엄마의 시체가 말끔히 사라져버린 핏물만 넘실댄다.그리고 금방이라도 울음을터트릴 프로토타입 노설치+한글패치 듯 얼굴이 일그러져 있던 수야는, 언제 울상을 지었냐는 듯이 순식간에 무심해진 얼굴로 핏물 속 어딘가를 노려본다.그리고…- 촤악 -!!핏물 속에서, 밀 빛의 팔이 불쑥 튀어나오나 싶더니, 순식간에 수야의 목을 졸랐다.그리고 그 넘치는 핏물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인영.흑 녹색 머리카락에, 밀 빛의 피부, 사내아이 치곤 조그마한 체구의 프로토타입 노설치+한글패치 황금빛 눈동자를지닌 소년.바로… 수야, 그 자신이었다.피범벅이 된 나체의 수야가, 아무 말 없이 자신을바라보는 수야의 목을 조른다.그러자, 있는 힘껏 목이 졸려 순식간에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숨이 턱턱 막혀올 텐데도,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수야가 웃었다.“이제… 때가 됐지?”그러자, 무표정하게 목을 조르던 수야가 입술을 끌어올렸다.그리고 입술을 벌려 뭐라고 질문을 프로토타입 노설치+한글패치 던진다.대답해 주고 싶지만, 더 이상 볼 수 없다.지지직 - 하고 노이즈의 화면처럼, 영상이일그러지며 부서진다.“… 야 …”이만, 눈을 떠야 할 시간이다.“… 수야 …”강아지가,자신을 부르고 있다....눈을 떴을 때는, 이미 새벽이었다.“수야… 일어났어?”수야가 식은땀 범벅이 된 채 눈을 뜨자, 아직 동도 트지 않은 새벽인데 밤새 잠도 자지 않았는지, 프로토타입 노설치+한글패치 조
놈들인데, 나란 새끼는 만날 여자 꿰차고 싸움박질이나 해대니 엄마가 빡이 안 돌겠냐만은.크크. 하여간 어느 날 엄마가 그러더군. 이 학원에 가라고. 가서 황제가 되어서 하렘이나 건설해 보라고 말이야. 그 전에는 눈에 흙이 들어가도 더 이상 내가 하는 꼴을 두고 못 보겠다나. 그래서 억지로 들어갔지. 여자들이 없는 곳에 나를 들여보내는 건 죽이는 것보다 더 잔인한 일이라고 절규했지만, 그놈의 아줌마가 말을 들어먹어야 말이지. 하여간그래서 들어왔지. 씨발. 그런데, 꿩 대신 닭이라고, 여기엔 또 다른 신세계가 있대?크흐흐… 여자의 축축한 곳도 좋지만, 사내새끼 쫄깃한 것도 꽤 괜찮더라고. 크흐흐흐… 박을 때마다 교성을 지르는 건 여자나 사내새끼나 다를 것도 없더만.”“… 그만하랬죠.”그 말을 하며 비광조가 입맛을 다시는 것에 하휘안이 부드득 이를 갈고, 저도 모르게 소름이 끼친수야가 인상을 쓰자, 비광조가 어깨를 으쓱했다.“괜찮어. 참는다고 했잖아? 크흐흐…. 속단하지 말라고, 놀라운 반전이 있으니까. 그러다가 어느 날, 어떤 예쁜이를 하나 본 거지.근데 볼 때마다 서는 거야. 원래는 그냥은 안 서. 하도 굴러먹다 보니 내 아들도 눈이좀 높거든. 펠라치오를 해 줘야 서던지, 아니면 내가 확 박아 버릴 거다 하고 마음먹지않으면 대충 은 서도 완벽하게는 안 섰다고. 큭큭. 그런데 자꾸 볼 때마다 발딱발딱서는 거야. 아주 사소한 일들에 말이지. 별 것도 안 했는데. 그리고 발딱발딱 서더니만점점 이상한 일이 일어나더라고. 심장이 미치는 거지. 두근거리고, 기분이 막 오르락내리락하고, 이 놈이라면 죽어도 좋다는 희한한 생각이 들지를 않나, 내가 막 멍청이가 되지를 않나, 책을 읽지 않나, 심지어 참기까지 하고. 큭… 하여간 내 부모가 봤다면 거의기적이라고 할 걸? 어쨌든 신기한 일이 자꾸 일어나. 그리고 이게 뭐냐고 했더니 사랑이라잖아. 너도 인정했지만. 그래서 지금은… 큭큭큭… .” “… 더 이상 말하지 마요.”수야가고개를 돌렸지만, 비광조가 씨익 웃었다.“반했어. 놀라지 마라, 나 너한테 사랑이구나!한 뒤부터 내내 금욕 중이니까. 태어나서 이런 일은 처음이다.”“하아.”“크르르르르르르르…”잠자코 있던 하휘안이 결국 열이 받았는지,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린다.“탐내지 마, 내거다.”그러자, 비광조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어깨를 으쓱한다.그러면서 허연 이를 드러내며큭큭 웃는다.“크흐흐흐, 짐승새끼. 넌 모르지만 정은 몸으로 쌓이는 거다. 너 예쁜이한 번도 따먹은 적 없지?”“…….”“비광조 선배!”“그러다가는 뺏기기 마련이라고. 크흐흐. 먼저 남이 먼저 먹어버리면 기분 더럽잖아? 그때 가서 후회해 봐야 늦었다, 짐승새끼야. 짐승이면 짐승답게, 본능대로 굴어.”“닥쳐. 내 마음이다.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큭, 그럼 어디 마음대로 해 봐라.”도대체 왜 자신의 순결을 가지고 저 인간들이 이러쿵저러쿵하는 건지.수야는 화를 내려다가,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됐다, 기운 다 빠졌다.어째, 이 학교에 온 뒤로 배운 건 체념뿐인 듯한 수야였다.“크흐… 더 시킬 일 있어?”“아니요, 그냥 나가주시죠. 선배의 방에 들어가서 짱박혀 주셨으면 합니다만.”“크흐흐,알았어. 그럼, 상.”“예?”수야가 묻자, 의기양양하게 웃어보이는 비광조가 보인다.제길,어린애처럼 저렇게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니 묘하게 벨이 꼴리는 수야였다.“상 줘. 불만도 안 터트리고 착하게 시키는 대로 다 했잖아.”“… 무슨 상이요?”순순히 다 했던 것은, 이런 의도였던가.수야는 저도 모르게 속이 타, 한숨을 쉬며 찬물을 꺼내 꿀꺽 마셨다.역시, 등 뒤로 섬뜩하게 스쳤던 예감을 무시하면 안 되는 거였다.수야는 한숨을 내쉬며 비광조를 올려보았다. 또 박혀달라거나 이런 헛소리를 지껄이면 하휘안의 목줄을 풀어버려야지.“뽀뽀해줘.”“풉?!”한참 물을 들이켜던 수야가 화려하게 물을 내뿜었다.“뽀.뽀. 안 그러면 덮쳐버린다.”“쿨럭, 쿨럭!! 쿨럭!! 커헉!!”“수야, 괜찮아? 저 쥐새끼가…!”수야가 격렬하게 기침을 하며 눈에 고인 눈물을 닦자, 옆에서 허둥지둥 수야를 받쳐 안으며 하휘안이당황하더니 이내 비광조를 향해 이를 간다.“지금, 뽀… 뽀뽀라고 하셨어요? 비광조 선배?”왜 비광조답지 않게 이렇게 너무나도 앙증맞아서 죽여 버리고 싶은 말을 하는 걸까 의아해하며, 수야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엉. 일단 책에서 진도는 A-B-C라고 했지만, 예쁜이는 천천히 A부터 Z까지 나뉘어야 할 것 같아서, A는 일단 칭찬. B는 뽀뽀다. 큭.”“다음엔 키스까지 간다 이겁니까?”“흐엉, 똑똑한데?”“… 씨발.”수야가 낮게 욕을 지껄이며
수야가 웃었다.“아, 그런데 좀 춥네.”“추워?”“어. 이상하네. 날씨가 차가운 것도 아니고. 몸이 다 차가워.”수야가 고개를 갸웃하며 팔을 문지르자, 하휘안이 눈꼬리를 살짝 휘었다.“안아줄까?”“뭐?”“안아줄게.”“야, 됐어!! 무슨 짓을 하려고!!”수야가 기겁했지만, 하휘안은 장난스러운 눈동자를 하고 냉큼 수야를 끌어안는다.춥다고 말한 수야의 말이 정말이었는지, 수야의 몸은 정말 차가웠다.하휘안은 수야를 꼭 끌어안고 수야의 목덜미에 얼굴을부볐다.수야의 체취, 수야의 촉감, 수야의 느낌이 좋다.“야, 떨어지랬잖아!!”수야가 소리를 질러도, 하휘안은 수야를 더욱 꼭 끌어안을 뿐이다. 수야는 한숨을 내쉬며 하휘안을 바라보다가, 이내 포기했다는 듯 하휘안의 등만 두들겼다.“그래, 그래. 이 스킨쉽 중독자 같으니. 음험한 놈.”“가르르르르릉….”“웃느라 어깨 떨면서 애교 부려봤자, 네 속은 다 알고 있다. 이제 그만 내숭은 벗어 던지시지.”“가르르르르….”수야가 불퉁하게 말했지만,하휘안은 여전히 부드럽게 목을 울리며 수야를 끌어안는다.하휘안의 머리카락 속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만지던 수야는, 슬슬 트리트먼트를 다시 해 줘야겠다고 생각하며 하휘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너 머리 다시 트리트먼트 해줄게. 도박도 본선까지 끝났으니까, 이제 축제 구경 못했던 거나 보러 갈까? 노예 경매도 있다던데, 구경 한 번 해 보러 가자.”수야의 말에,하휘안은 잠자코 목을 울렸다.“가르르르르 ….”...부드럽게 찰랑찰랑, 비단결 같은 머릿결로 가꾼 하휘안의 머릿결을 보며, 수야가 만족스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흠, 좋아. 예쁘네. 그동안 네가 착하게 샴푸로 감아서, 머릿결이 더 살아난 것 같아.”“…가르르르.”하휘안의 머리를 빗으로 곱게 빗어주고 깔끔하게 묶어준다.하휘안은 자신의 머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수야의 손길을 즐기며 지그시 감고 있던 눈을 뜨며 살짝 웃었다.“역시, 좋아.”“또좋아, 좋아 타령이냐?”“응. 수야, 너무 좋아. 다 좋아.”하휘안이 눈 꼬리를 살살 접으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모아 쥐고 있는 수야의 손을 살짝 잡더니 입가로 끌어 살짝 입을 맞춘다.“머리 해 주는 손도 좋고.”“허?”그러더니 팔을 끌어당겨 수야의 목덜미에 입술을 부빈다.“수야의 체취가 나는 목도 좋고.”“야!!”수야의 얼굴이 빨개졌지만, 하휘안은 그저뭐가 그리 좋은지 눈 꼬리를 휘며 수야의 허리를 끌어당겨 수야의 귀를 살짝 문다.“동그란귀도 좋고.” “히익, 야!! 그, 그만해!!”귀를 성큼 베어 물고 혀를 굴리는 감각에 자기도 모르게 움찔한 수야는 당황하며 몸을 뺐지만, 하휘안이 더 세게 끌어안고 볼에도 입술을옮긴다.“금방 빨개지는 볼도 좋고.”“이, 이 호모 새…!!!”- 쪽하휘안이 소리 지르는수야의 입술에 짧게 입을 맞추고 떨어지며 웃었다.“말하느라 오물오물하는 입술도 좋고. 다좋아. 수야. 정말 좋아.”하휘안의 느닷없는 좋아, 좋아 +뽀뽀 공세에 수야의 눈이 커지며 수야가 잠시 굳어버리자, 하휘안이 눈 꼬리를 다정하게 휘었다.“수야?”“이…!!!”수야가 급기야 참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하휘안을 발로 걷어찼다.- 퍼억 - !!“이런 육시랄 호모 새끼!!!!!!!!”수야가 얼굴이 시뻘개진 채 외쳤지만, 하휘안은 아무렇지 않은 듯 그저 슬쩍 웃을 뿐이다.워낙 무표정인 놈이라 다소 어색한 웃음이긴 했지만, 하여간 이럴 때 슬쩍 웃는 하휘안이 얄미워서, 수야는 인상을 쓰며 하휘안의 엉덩이를 걷어찼다.“너!!! 내 옆으로 30m 접근 금지야!!!”“그럼 잠은 어떻게 잘 거야, 수야?”“이제 무소속 기숙사 많이 비었으니까 따로 잘 거야!!! 너랑 있으면 내 순결이 위험하다고!! 내가 저번에 한 번 눈감아 주니까 이게 아주 그냥 본격적으로 호모 짓을 하고 있어!!”“…….”수야가 볼이며 입술을 벅벅 문질러 닦으며 가방을 싸자, 하휘안이 불퉁한 표정을짓고는 문 앞에 선다.그러더니만 그 큰 덩치를 펴 문을 가로막았다.210도 넘어 보이는 그큰 덩치가 허리를 쫙 펴고 문을 가로막고 있으니, 마치 건너가지 못할 철옹성처럼 보인다.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대충 짐을 구겨 넣은 수야는 인상을 쓰며 하휘안을 발로 찼다.“비켜.”“싫어.”“비키라니까.”“그르르르릉.”“안 그래도 사람 비면 옮기려고 했어. 얼른 비켜.”“그르르르릉.”“비키라고.”수야가 거세게 하휘안을 발로 차자, 하휘안이 부루퉁한 얼굴로 수야에게 말한다.“수야.”“왜, 호모 새끼.”“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랬어.”“뭐?!!”“한 순간의 감정 때문에 각방을 결정하는 건, 나빠.”“이, 이…!!!!!!”수야의 얼굴이 시뻘개지며 너무 흥분해서 말도 제대로 안 나오는 걸 겪었다.저 녀석이 지금 뭐라고 한건가. 뭐, 부부싸움?! 하! 지금 자신과 제 녀석이 결혼이라도 했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어이가 없어서 뒷골이 빡세게 당긴다.수야는 혈압을 걱정하며 숨을 들이쉬었다.수야가 얼마나 흥분했는지 알만도 하련만, 콧방귀만 흥 뀌며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하휘안.“난 수야가
.“말씀 드리지만, 전 지금 기분이 상당히 별로입니다. 꽤 예의 바른 후배라는 제 소신도허무해지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암컷’이라는 표현을 들었더니 기분이 영 깔쌈해서 말이죠.그리고 왕에게도 거스르는 선배라는 사람이 제게 이렇게 친근감을 표시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만, 혹시 아까처럼 절 놀리시려는 생각이시거든 그만 두시는 게 좋을 겁니다. 그럼 전 이만훈련하러 가 봐야겠습니다.”“끄응, 끄으응… ”내가 널 언제 놀렸냐는 듯이 얼굴을 점점일그러뜨리던 하휘안의 얼굴은 급기야 머리카락에 가려진 모습인데도 제대로 울상이 되어 있다는게 그대로 비치는 수준이 되어버렸다.화난 거다, 화난 게 틀림없다!! 자기에게 분명히 화가 난 거다!!저 무심한 눈동자가 바로 그 증거였다.하지만 그에게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기분은 또 어떻게 풀어줘야 하는지 잘 모르는 하휘안이 수야의 저항에 머뭇거리는 사이, 수야는 무심히 봉을 들고 그런 하휘안을 지나쳐 버렸다.“수야… ”수야의 냉정한 태도에 사색이된 하휘안이 따라가려고 할 때, 저쪽에서 걸어가던 수야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참. 따라오면, 그 진무하라는 선배와 함께 몰아서 봉으로 두들겨 패 드릴 겁니다.”“……끼잉.”내밀어졌던 하휘안의 손이 툭 떨어지고, 하휘안의 어깨도 고개도 푸욱 수그러들었다.점점 멀어져가던 수야의 모습에 안절부절 못하다가, 이윽고 수야의 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되자 푸욱 수그러졌던 어깨가 펴지고 울상이었던 얼굴에는 인상이 구겨진다.“… 크르릉.”그러면서도 불안한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던 하휘안은 그런 자신의 태도가 짜증났는지 못마땅한소리를 흘리며 거칠게 머리를 헝클어트렸다.뭘까, 지금 이 감정.정말 이상한, 자신조차 이해가 안 가는 이런 생각, 이런 태도는.슬금슬금 올라오는 이유모를, 정체모를 감정이 그를 당혹하게 했다.여태까지 자신의 품 안에 무언가를 담고 있었던 적이 없었다.지켜 줄 것도, 지키고 싶은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목숨과 직결된 목을 비롯한 자신의 심장이 있는 가슴 부근에는 누구의 접근도 허용하지 않았던 저이다.그렇지만 자신에게 처음으로 호의를 표시하며 식량도나누어 준 녀석은 정말이지 처음이었다.자신을 보면 겁을 먹거나, 대적하려 하거나, 몸을던져 유혹하려 하거나, 이용하려는 부류들 밖에 못 만나보았던 그로서는 그 반응이 매우 신선하면서도 좋았고, 그래서 이것이 도망치지 않도록 겁을 주지 않으려고 자신답지 않은 애교까지부려가며 그 작고 보드라운 것을 품 안에 꼭 안았다.헌데, 그 품안에 누군가를 담고 있었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겨우 하루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자신의 품에서 꼼지락거리던 기분 좋은 온기가 사라진 그 빈자리가 너무도 공허해서 의아했던 것이다.하휘안은 잠시 그 자리에 서서 자신의 강건한 팔을 내려다보았다.아직까지도 보들보들하고 포근하고 따뜻하던 감촉이 생생했다.‘없는 게 당연한’ 것인데, 없으니 어쩐지 매우 썰렁하다.아니, 그 온기 없는 체온이써늘하게 느껴지는 것이 조금은 불쾌한 것도 같다.아니, 상당히 … 꽤 … 기분이 나쁘다.그감촉은 생생하기만 한데, 자신의 눈에 보이지 않는 그것이 정말 아까까지만 해도 자신의 팔에 있던 것이 맞나 불안하기도 하다.얼른 다시 되찾아 품 안에 넣고 그 감촉을 음미하고 싶은데, 정작 그것은 자신을 밀어내고 스스로 떠나지 않았던가.‘어째서이지?’하휘안은 고민을하느라 잘난 미간을 좁혔다.자신은 그것에게 겁도 주지 않았고, 위해를 가하지도 않았으며,위협의 태도나 적의를 비치지도 않았다.헌데, 어째서 그것은 자신에게서 벗어난 걸까.전과는그리도 다른, 정중하지만 거리가 있는 태도로, 자신과 하휘안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냐는 듯이.그것을 확실히 정의할 ‘사이’도 되지 않고, 함께 보낸 ‘시간’도 턱없이 부족해서, 무슨‘상관’이냐고 묻는다면 무슨 말을 해서 붙들어 두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인간의 말은이래서 귀찮다. 그냥 입 다물고 잡아오고 싶었다.‘그러면 더 싫어할까. 겁먹는 건 싫은데.’ 자신을 두려움의 눈동자로 보는 건 싫었다.그것이 자신을 적으로 간주하는 건 더 싫었다.누구나 위해를 가하는 건 적이니까, ‘적’이 되지 않기 위해서 잘해 주어야 했다.하지만 자신으로서는 최선을 다해 잘해준 것이었는데, 도대체 왜 갔을까.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 태도가 바뀐 것일까.역시, 아까의 ‘암컷’이라는 발언 때문에 분노한 것일까.그러면 결국, 이모든 것과 짜증의 원인은 …“어어? 난진 찬 하휘안! 웬일로 또 혼자 있어? 아까는 귀염둥이랑 같이 있더니. 혹시, 버림받은 거야?”마침, 너무나도 때를 잘 맞춰서 인사를 건네는 ‘죽일 놈’.옆에는 무 연합 패거리 조금을 이끌고 약간 긴 백발을 깔끔하게 묶은 채 희멀건 낯짝에 싱글싱글 웃음을 매단, 난진 아 진무하였다.“… 너냐.”“어라? 드디어 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