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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쪽으로 바이오 쇼크 몰아붙여진 수야가 신음을 흘렸다.수야의 목 바로 옆까지 베어오는 검을 피하다가,얼굴 바로 옆에 검이 꽂혔다. 벽에 검이 꽂히는 것이 실질적으로 가능한 일인가?도대체, 이곳의 왕이라는 작자들은 근력이 얼마나 되는 걸까 한번쯤 측정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수야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죽고 싶은 건가.”수야의 얼굴에서 채 5cm도 떨어지지 바이오 쇼크 않은 낭강오와의 거리 때문에,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은 낭강오의 숨소리가 들렸다.그 생기 없는 검은눈동자를 응시하던 수야는, 검에서 후두둑 떨어져 내리는 자신의 흑 녹색 머리카락을 보고 정신을 차렸다.살기. 낯설지만 너무도 익숙한 느낌.“… 설마요.”수야가 키득거리며 기묘한웃음을 흘리자, 낭강오의 눈이 의아하다는 듯이 일그러졌다.그리고 그 순간.- 바이오 쇼크 퍼억 - !!벽에 검을 꽂아 넣은 채 무방비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낭강오의 명치를 무릎으로 거세게올려 찬 수야는, 낭강오가 잠시 멈칫하며 검을 뽑아드는 참을 타, 자신의 옆에 떨어져 있던검을 줍기 위해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단순히, 이성이 휘발 되어버리는 것이 싫을 뿐입니다. 무엇보다, 필름도 바이오 쇼크 끊겨버리니까요.”그 말을 끝으로, 검을 집어든 수야의 표정이 묘하게 바뀌었다.두 눈은 금색으로 빛나고, 입가에는 퇴폐적인 미소를 머금는다.그리고 , 그런수야를 바라보는 낭강오의 무심한 눈길이 흥미 있다는 듯 반짝이더니 피식 하고 입 꼬리를 끌어올렸다.“그럼. 시작하지.”...카가강 - !!검끼리 맞부딪히는 느낌은,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너무 좋다.땀이 젖은 손아귀에 바이오 쇼크 검의 손잡이가 달라붙는 느낌, 거친 숨소리, 상대를몰아치는 움직임까지.하지만, 목구멍 깊은 곳에서 타는 듯 갈증이 밀려들어온다.갈증, 갈증,갈증.무언가를 향한, 격렬한 갈증.좀더, 좀 더 강하게 검을 맞부딪히고, 살을 베고, 뼈를 가르고 싶어.목덜미에 검을 꽂아 넣고 넘쳐흐르는 피를 맛보고 싶어.수야의 금색 눈은 실핏줄이 터져 붉은 흰자에 바이오 쇼크 금색의 눈동자가 섬뜩하게 빛나고 있었다.- 차카캉 - !!“…확실히, 너는 검을 쓰는 편이 훨씬 실력이 사는군. 헌데 어째서 봉을 고집하는 거지?”눈앞의 새카만 남자가 묻지만, 별로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지금 이 순간 수야가 원하는 건, 그저 싸움 뿐.아까의 일격으로 남자의 어깨에 상처를 내긴 했지만, 조금일 바이오 쇼크 뿐이다.아직 부족하다.수야의 어깨도 상당히 뻐근한 상태고, 목 옆 부분이 슬쩍 베여 피가 질척하게 배어나오고있었다.하지만, 통증 따위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글쎄. 아마도 기억도 못하는 악몽따위를 무서워하는 이 꼴통 때문일까?”수야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나른하게,색스러운 기미까지 어린 미소를 지었다.방금 전과는 완전히 변해버린 태도에 놀랄 바이오 쇼크 법도 한데, 낭강오는 무심히 묻는다.“악몽?”낭강오가 묻자, 수야는 검을 다시 휘두르며 낭강오의 목을 노린다.“고작해야 옛날의 경험일 뿐인데. 이미 끝난 일을 무한회랑처럼 되풀이하는 머저리 탓이지. 이 몸에는 썩어버린 망자가 하나 붙어있거든. 아닌 척 하면서, 죄책감을 무지 느끼고 있나 봐. 우습지? 바이오 쇼크 살인이 한두 번도 아닌데 말이야. 매번 도망치기만 하니까결국은 벗어나올 수 없는 거야.”“확실히… 흥미가 느껴지긴 하는군.”낭강오가 수야의 검을 피하며 다시 맞부딪히고는 중얼거렸다.“아아, 그냥 이리 와서 박혀주면 안되나? 얼른 죽이고 싶은데.”“하지만, 상대가 강할수록 좋아하는 타입 아니었나?”“하긴, 그건 그렇지.하하… 확실히 재미있어, 그쪽. 이렇게 바이오 쇼크 강한 상대는, 오랜만이야.”수야가 낄낄 웃더니 마주댄 검에 힘을 싣는다. - 끼기기긱 - !!검끼리 긁히는 소리가 섬뜩하게 훈련장 안을 울리고, 수야와 낭강오가 검에 점점 더 힘을 싣기 시작한다.원래라면 이 정도까지 왔을 때 떨어져나갈 수야였으나, 통증에 전혀 무감각해져 버린데다가 상대를 누를 생각만으로 가득 찬 바이오 쇼크 지금의 수야는 아무렇지 않게 버텨내고 있었다.수야는 나른하게 낭강오를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참… 나랑 제대로 이야기를 한 놈은 네가 처음이야. 다른 인격이라는 걸, 이렇게 빨리알아차리는 것도. 대부분은 그냥 이놈이 빡돌아서 미쳤다고 생각하거든. 게다가… 애초부터 너, 나를 끌어내려고 이렇게 몰아붙인 거지?”“알아차렸나. 바이오 쇼크 하여간, 영광이로군.”“큭,
화끈하다!!! 보일락 말락!!!”그렇게 애태우듯 느릿한 손길이 허벅지까지 조심스럽게 드러냈을 때, 남자들은 입에 거품까지 문 상태였다.저 쪽에서는 벌써부터 달아올라서 혼자 딸을 잡고 있는 놈들도 몇 보인다.“누니이이임!!!”“하아, 하아… 으아악, 꼴려어!!! 누님,나랑 한 판만!!”그렇게 남자들이 발버둥을 치며 좋아라 하자, 여인이 생긋 웃더니 치맛자락을 그대로 내려버렸다.“에이, 뭐야 시시하게…!!”“누님, 아까 거기서 좀만 더 올려 봐요!!”남자들이 안타까움에 신음을 내뱉으며 소리 지르자, 여인이 생그르르 미소를 지으며 단상앞의 마이크에 다가갔다.“난진 아 진무희라고 해요♡ … 무희 다리가 그렇게 꼴릴 만큼섹시했어요, 오빠드을? 아흥♡”“헉?!”여자의 목소리라고는 믿기지 않는 낮은 목소리에, 남자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하지만 경악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여자, 아니 여장을 한 남자의 정체가 밝혀진 것도 모자라, 뒤이어 하는 말이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아까 무희보고 한 판 하자던 새끼님, 이리 나와 주세요. 무희는 쑥스러워서 남자들은 상대를 잘못하지만, 니 새끼님의 정성이 갸륵해서, 엉덩이 대준다면 특별히 이 앞에서 화끈한 한 판벌여드릴게요. 우훗♡”“허어어억!!! 씨바알!!!”“소 화인도 모자라서 이젠 진무하냐!!!!” “순진한 소년의 마음을 농락하다니!!!!”“닥치세요, 오빠님들♡ 이 매끈한 무희의다리를 보고 한 판 뛰자고 한 주제에 무슨 말이 많나요? 왜, 면도한 다리라는 것을 아니까 이젠 흥미가 싹 가셔버린 건가요? 아흑, 무희의 순정 따위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거죠? 한 판 뛰자고 하기에 무희는 뜨거운 밤을 보낼 수 있을 줄 알고 기대했는데… 물론그 새끼가 박히는 거겠지만요. 으흥♡”무희, 아니 진무하가 매끈한 다리를 슬쩍 쓰다듬으며붉은 입술을 핥았지만, 더 이상 그 유혹에 넘어가는 사내놈들은 아무도 없었다.“우워어어어!!! 뭐 이딴 게 다 있어!!! 이런 여장 변태!!!”“어머나? 어디까지나 축제의 일환이랍니다, 오빠님들. 여장이라는 게 말이죠, ‘소’가 할 때는 정말 이해가 안 갔는데, 하고 나니까 의외로 재밌네요? 오호호호. 말투도 참, 절로 고와지네? 거기에 이런 반응이라니, 옷이 날개라는 말이 맞는가봐요, 그렇죠? 우후♡”진무하가 호호호 하고 웃자, 운동장에있던 모든 남자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그리고 특히 아까 딸 잡고 쌌던 놈들은 얼굴이 일그러져 어쩔 줄을 몰랐다.또한, 그런 상황을 미리 짐작하고 있었던 수야와 하휘안은 고개를 흔들었다.“하아… 여장을 한다고는 알고 있었지만.”“크르르르르….”“오~호호호~ 그러면, 이제 무희의 친구들을 소개할게요! 자, 먼저! 강아 언니~! 나와 주세요!”“뭐야, 이번엔호 연합의 왕까지 여장을 한단 말이야?!”“씨발, 단체로 여장이냐!!!”“여장 말고 여자를 내놔라!!!”“우리는 뽕 말고 진짜 여자 가슴을 원한다!!!”속았다는 분에 모두들 눈물을 섞어 절규했지만, 진무하는 어깨만 으쓱할 뿐 사악한 미소만 지었다.그리고 모두가 속았다며 흥미가 식은 듯 고개를 돌리려는데, 그 순간 운동장 안이 온통 침묵에 휩싸였다.마치 잘만들어진 인형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나온 낭강오… 아니, 낭강아 아가씨는, 참으로 아름다웠다.진무하도 예뻤지만, 이 사람은… 정말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아름다웠다.오죽하면 어느정도 짐작을 하고 있었던 수야의 눈도 커졌을까.순백의 진무하와 대비되는 칠흑의 여인.굵은웨이브의 새카만 머리카락을 허리까지 풀어헤치고, 불쾌한 듯 인상을 찌푸린다.허벅지까지 드러나는 까만 초미니 드레스에, 심지어 망사스타킹이다.거기에 검은 굽 하이힐까지.하얀 피부에새카만 눈동자, 긴 속눈썹.원래 그 외모가 수려한 건 알고 있었지만, 정말로 아름답다.모두가 숨을 죽이고, 탄성을 질렀다.“여, 여신이다!!!”“서, 설마, 저게… 호 연합의?!”“저, 정말 남자 맞아?! 여자보다 더 예뻐!!”“허어… 나, 왠지 누님에게라면 박혀도 좋을 것 같어….”인형처럼 아름다운 얼굴과 날렵하게 잘 빠진 몸매를 지는 아가씨는, 검은 매니큐어를 바른 손을 들어 자신의 몸매처럼 날렵한 은색의 검을 입술에 가져다 대더니 공중에한 번 위협적으로 휘두른 뒤, 차갑게 속삭인다.“… 닥쳐, 잘라버리기 전에.”“…… 헙.”한 마디만 더 떠들면 거기 대신 검으로 쑤셔 박아 주겠다는 눈빛을 서늘하게 빛낸 낭강오가말하자, 좌중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그제서 낭강오가 눈에 준 힘을 풀었고, 좌중이 숨을 돌릴 수 있었다.수야는 강당 앞에서 초미니 드레스를 입은 다리가 못내 허전한 듯 문지르는 낭
고 무거워서 수야는 그런 하휘안을 힘겹게 질질 끌었다.그러자, 2학년이 C기숙사로 걸어가며하휘안이 신기한 듯 그 크고 푸른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며 반짝반짝 빛낸다.수야는 그런금발을 따라가며, 그 녀석의 말을 다 들어 줘야 했다.“‘이게’ 그 짐승, 난진 찬 하휘안이야?”“‘이게’라고 하면… 좀 그렇지만, 당사자인 건 맞습니다.”“히야~ 실제로 이렇게가까이 보게 될 줄은 몰랐어. 신기하네! 성깔이 그렇게 더럽다며?”눈을 반짝이며 묻는 2학년의 말에, 수야가 자신의 어깨에 매달려 있는 녀석의 손을 한 번 쓸어보며 픽 웃었다.성깔 더러운 강아지인지 고양이인지도 모를 이 영악하고 못된 녀석.“글쎄요…? 더러운 건 모르겠지만, 소심한 건 더럽게 한 소심 합니다. 조금만 뭐라 그래도 삐지고, 어젯밤만 해도지한테 뽀뽀 안 해줬다고 퉁퉁 볼이 부어서 쪼그리고 앉아서 시위를 하더군요. 그런 주제에 머리는 또 얄밉게 좋아서, 은근히 삐진 티를 내면서 풀어주기를 기다린다는 눈빛으로한 번씩 흘끔흘끔 보는 거죠. 진짜로 속상한 게 아니라, 그냥 자신의 비위에 맞춰달라는듯 말이죠. 아주 건방져요. 그런데 지 고집 세우는 방식이 아니꼬운 게 아니라 지 나름대로 귀엽게 고집하는 연출을 아주 잘 하니까, 풀어 줄 수밖에요.”“어머, 귀엽다! 그런거 귀엽지 않아? 난 무척 무섭다고만 들었는데.”“무서워요?”“그럼! 난진 찬 하휘안은1학년 때부터 모르는 사람이 없었는걸. 일단 워낙에 존재감도 크고, 위압감도 있어서, 원체 눈에 잘 띄기도 했고, 시비에도 많이 휘말렸으니깐.”“헤에….”“그런데, 평소에는 아무관심 없다는 듯이 어슬렁어슬렁 자신의 기숙사만 들어가 있고, 식판도 숟가락으로만 먹고,아무한테도 싸움 같은 거 걸지 않았거든. 먼저 건 싸움이라면 학기 초에 딱 한 번이었달까? 자신의 기숙사에 같이 배정된 룸메이트 내쫓기였어. 하지만 그런 건 성깔 더러운 애들은 웬만하면 다 하는 거고. 그리고 뭔가 희한하잖아, 쟤. 밥도 숟가락으로만 먹고. 말도안 하고. 누구나 들고 다니는 무기 하나도 들고 다니지 않고. 누구와도 안 어울렸어.왕따라기보다는, 아웃사이더? 흥미를 보이는 녀석들은 많았지만, 아무도 상대 안 해줬지.그리고 워낙 조용하게 살다 보니까, 몇몇 애들이 만만하게 본 거지. 자신의 연합에 들어오래도 안 들어오고, 그랬으니까 밸이 꼴려서 그만 싸움을 건 거야.”“호오. 그래서요?”“그래서긴 뭘 그래서야~ 당연한 걸 가지고.”수야가 자신의 이야기에 흥미를 보이자 기뻤는지, 2학년 녀석은 꺄르륵 소리를 내며 웃었다.만약에 그 소년의 얼굴이 지극히 정상적인 사내에, 변성기가 지난 걸죽한 남자의 목소리로 꺄르륵 하고 웃었다면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휘둘렀겠지만, 소년은 확실히 예쁘장해서 여잔지 남잔지도 구분이 모호했고, 웃음소리도 숙녀의그것처럼 와인 잔을 부딪치듯이 지극히 청량했기에, 수야는 녀석의 콧소리를 어느 정도 참아줄 수 있었다.“그래서, 완전히 짓밟혔지. 나는 못 봤지만, 불러낸 녀석들이 피가 낭자한가운데 갈기갈기 찢겨 죽어 있더래. 맹수한테 당한 것처럼. 그래서 처음에 이 녀석들은학교 부지 안에 맹수라도 숨기고 다니나, 했는데, 실은 난진 찬 하휘안이 직접 한 거라지?”“하?”“너도 봤을 텐데? 은회색 손톱을 뽑아내잖아. 이빨도 완전 커진다? 그런데 힘이 엄청난가봐. 보통 사람의 구강 구조로는 암만해도 물어 죽일 수가 없거든. 그런데 난진 찬 하휘안은 아무렇지 않게 입만으로 사람 근육을 찢어내고 뼈를 부스러뜨린대. 손톱도마찬가지라지?”“아, 그래서 그 때 ….”수야는 자신의 손에 걸려 있던 수갑을 손톱으로 한번에 부숴버리던 하휘안의 손톱을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2학년이 고개를 끄덕끄덕한다.“응. 아무튼 그래서, 우연인 줄 알았던 그런 일이 몇 번 계속 반복되자, 난진 찬하휘안은 경외의 대상이 되었고, 처음으로 스스로 연합을 선포한 것도 아닌데 밑에서 이녀석을 따르겠다고 밑의 녀석들이 찬 연합이라는 걸 만든 거야.”“에? 그럼 이 녀석도,왕이라는 말씀인가요?”수야는 새로운 정보에 눈을 크게 떴다.그러자, 2학년은 싱긋 웃으며말했다.“한 때는. 아주 잠깐이었지만, 그리고 자신은 나몰라라 해서 알지는 모르겠지만,왕이었어. 그런데 연합은 왕이 보살펴주지 않으면 유명무실이야. 헌데 자신의 연합이 깨지든이기든 아무런 상관도 안하고, 존재조차 살피지 않고 혼자 돌아다니다 못해, 자신을 쫓아다니는 추종자들을 귀찮다고 죽여 버리니 그 연합이 유지가 됐겠니? 결국 다섯 달 만에
자의 여유 따위는 사양이었다.“… 동정이 아니야.”“흐응. 그것 참 웃기는데.”하휘안의 말을 비웃은 수야가 검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서서, 비틀거리는 걸음을 부축한다.그리고는 퉤 -하고 침을 뱉은 다음, 다시 검을 움켜쥔다.“지키려는 거다. 네가, 아픈 건 싫으니까.”“하! 지킨다라… 지금, 농담하는 거냐?”수야가 일어나 검을 들고 순식간에 도약해 하휘안의 어깨를 베어버렸다.보통의 사람이라면 이렇게 빨리 공격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터라 약간방심하고 있던 하휘안은, 어깨가 순식간에 베이는 것을 눈을 크게 뜨고 보았다.“웃기는 소리하지 마. 너 따위가 지키지 않아도, 나는 강해.”수야가 황금색 눈동자로 자신을 올곧게바라보는 것을 느끼며, 하휘안이 미소 지었다.“… 응. 수야는, 강해.”예민하고 섬세해서남들의 배는 되는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하휘안은 뒷말을 삼키며, 수야를 응시했다.하휘안의 어깨가 베어져 공기 중에 피 보라가 흩뿌려지는데도, 하휘안은 인상 한번 찌푸리지 않고 수야를 똑바로 바라본다.그 눈길에 수야가 흠칫하자, 하휘안이 살짝 웃었다.다소 어색하지만 따뜻하게.“그렇지만, 지켜주고 싶어.”하휘안의 말에, 수야의 눈동자가흔들린다.그렇지만, 수야는 이를 악물고 다시 검을 꽂아 넣으려 달려들었다.“… 멍청이 같은소리 하지 마. 너 같은 놈을 의지하는 멍청이가 한심할 따름이야.”“수야가, 날 의지해?기뻐.”기쁘다는 듯 눈 꼬리를 휘며 수야의 검을 피하는 하휘안의 모습을 본 수야가, 이를바득 갈았다.“…… 닥쳐.”“수야.”“내 이름 부르지 마.”그렇게 따뜻한 눈으로, 언제나그랬다는 듯 싱긋 웃으면서 바라보면, … 죽이기가 힘들어지잖아.죽여 버려야 하는데, 그래서 얼른 죽이고 왕이 되어서 황제를 죽여 버려야 하는데, 손이 떨린다.그저 언제나 바라본익숙한 눈동자로 바라본 것만으로도, 자신 안의 멍청이가 반응한다.여태까지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멍청이를 바라보는 눈빛 그대로 자신을 바라보자, 자신 안의 멍청이가 저를 부르는 줄 알고 반응하는 것이다.우습다.도대체 이 녀석이 뭐기에, 자신을 이렇게 흔들리게 만드는 것일까.도대체, 무엇이기에.“5분 경과! 무기 던져주겠습니다!”무기가 던져지자, 수야는 옆에 던져진 검으로 바꾸어 들고 이를 갈며 하휘안을 노려보았다.그러나 하휘안은 언제나그렇듯이 똑같은 눈동자로 수야를 바라볼 뿐이다.황금색 눈동자가, 정신없이 흔들린다.“난…황제를 죽여야 해.”“…….”“그게 내가 살아온 이유. 내 존재에 대한 반증. 기억을 잃어서까지 포기할 수 없는 내 모든 것.”내가 살인귀가 아니라는 걸 증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구원.“그런데.”“…… 수야?”“고작 너 하나 때문에, 황제를 죽이는 쉬운 길을 버리고또 돌아가라는 거냐.”웃기지 마.명색이 살인귀인 내가, 얼마 지내지도 않는 녀석 하나쯤못 죽일 것 같아?그토록 사랑했던 친모까지도 죽여 버린 나인데.수야는, 입술을 깨물며 검을뽑았다.그리고 하휘안에게 무서운 속도로 달려든다.“웃기지 말라고 해.”하휘안이 피하려고했지만, 이제껏 보이지 않은 폭발적인 속도로 달려든 수야는, 하휘안이 피하기 전에 재빨리하휘안에게 달려들어, 하휘안을 넘어뜨렸다.- 쿵 - !!“죽일 거다.”하휘안을 타고 앉아잽싸게 검을 겨눈 수야는, 황금색 눈동자의 동공을 좁히며 사납게 으르렁거렸다.“수야…”“죽여 버릴 거야.”수야는 그 말을 끝으로, 검을 들어 하휘안의 목에 겨누었다.그리고 하휘안을죽이기 위해 검을 치켜들었다.- 투둑 - !그리고 그 순간, 하휘안의 얼굴로 떨어지는 뜨거운 액체.그에 상관없이 수야가 검을 하휘안의 목으로 찔러 넣으려는데, 하휘안이 손을 뻗는다.손톱을 내뻗으려는 건가, 해서 수야가 움찔했지만, 하휘안은 잠자코 수야의 눈가를 닦아내린다.“수야, 울지 마.”“…… 닥쳐, 개새끼.”자신이, 울었던가?아아. 가슴 속에서 멍청이가 우는 건가.눈물을 흘리면서도 그게 남 일인 것처럼, 생소한 표정을 짓고 있던 수야가피식 웃었다.하지만, 죽여야 하잖아, 멍청아.수야는 검을 들어 천천히 하휘안의 목을 그었다.붉은 피가 송골송골 맺히는 것을 보며, 수야가 입술을 깨물었다.힘만 주면 금방이라도 죽어버릴 한낱 생명 주제에,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는 은회색 눈이 싫다.“수야….”“개새끼…죽여 버릴 거다.”‘… 죽이고 싶지 않아.’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가슴 속 한 구석에,멍청이가 속삭인다.가슴이 저릿하다.나오지 마.여태까지 잘 숨어 있었으면서, 왜 이제와서끼어들려고 해.비겁하게 도망친 도피자 주제에.죽이고 싶지 않아도, 그래도, 죽여야 해.‘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