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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코즈2 속도의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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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저스트 코즈2 이런… 역시 사내놈들은, 쯧쯧… 이렇게 거칠게 다루다니. 매너가 없구나. 가자꾸나,얼른 가서 약을 발라 주도록 하마. 소독도 해야겠구나.”화인은 수야의 신음을 듣고 수야의손목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혀를 쯧쯧 차며, 수야의 오른 손목이 아닌 왼손을 잡았다....수야는, 화인의 뒤를 따라 C동 기숙사의 지하실로 갔다.지하실이라고 해도, 의외로 깨끗하게잘 정리되어 있고, 전등도 있어서, 그저 저스트 코즈2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방 같았다.“이 곳에 있으면, 웬만해서는 못 찾을 거야. 이 기숙사 외의 다른 기숙사들은 지하실이 지저분해서, 보통은 들어갈 생각도 못 하거든. 그리고 이 기숙사의 아이들은, 쫓기보다는 도망가는 쪽이니… 후후. 이 방의 열쇠는 너에게 줄게. 문을 잘 잠그고 있으렴. 술래잡기가 끝났다는방송이 들리면 그 저스트 코즈2 때 나오도록 해.”화인은 불을 켜고 옆의 서랍장에서 약을 찾더니, 수야의손목을 치료하고는 붕대로 솜씨 좋게 싸매어 주었다.그 모양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수야는, 한숨을 섞어 대답했다.“… 하아. 정말이지, 왠지 저, 장난감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그렇지? 그런 게 귀여운 아이들의 슬픔이란다. 남자인데 예쁘다는 이유로 굴려지고, 뒤를대 줘야 하고, 인권 따윈 무시되고, 여자로 저스트 코즈2 취급되어야 하지. 짐승들에게, 배려 따윈그 근육으로 이루어진 뇌 속에 들어 있지도 않아. 그런 아이들을 수호하기 위해서 소 연합이 만들어진 거란다. 어때, 이제는 들어올 생각이 들었니?”화인이 피식 웃으며 손목 치료를 끝내자, 수야가 손목을 둘러보더니 감사의 표시로 예의바르게 목례를 하며 대답했다.“고맙습니다. 하지만… 역시, 앵앵대고 싶지는 않아요.”“푸훗. 그러니?”화인이 픽 저스트 코즈2 웃으며 곰방대를 빨았다.여태까지 담배인 줄만 알았던 곰방대에서는, 이름모를 향긋한 향기가 났다.당연히 담배냄새가 날 줄 알았던 수야가 의아함에 화인을 보고 물었다.“그 것, 담배… 아닌가요?”“담배? 풋, 무슨 말을 하는 거니. 이 곳에서는 술, 담배는 거의 들어오지도 않는단다. 마약도 마찬가지지. 육체적인 능력을 최대로 꼽는 곳에서 육체를 망치는 것 따위 들여놓을 저스트 코즈2 리가 있겠니? 있다 해도 그런 것에 빠지는 녀석들은, 살아남을 자격이 없지. 후우~”“그럼, 그건…?”설마 이번에도 무슨 특이한 향이라도 있는 건가 싶어, 수야가 물었다.어쩐지, 이대로라면 피해망상이라도 걸려버릴 것 같다. “약초의 일종이야. 피우면 그냥 아로마향기가 나는 정도? 대충 피로 회복과 두통을 진정시켜주는 효과 말고는 별다른 건 없단다. 혹시 불쾌하니?”“아니오, 저스트 코즈2 그냥… 향기가 좋아서요.”“후후, 고맙구나. 이 곳에 있으면 심심할 텐데. 난 잠시 후에 다른 귀여운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또 나가 봐야 하지만,잠깐 말 상대라도 되어 주마. 뭐, 궁금한 거라도 있니?”“음… .”수야는 잠시 고민했다.별로 궁금한 건 없지만, 그렇다고 모처럼 자신을 생각해서 말하는 화인의 성의를 물리치기에도 조금 껄끄러웠던 것이다.잠시 머리를 굴리던 저스트 코즈2 수야는, 문득 떠오른 생각에 물었다.“화인선배는… 어째서 여장을 하게 된 건가요?”“여장?”화인이 흥미롭다는 듯 묻자, 수야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화인이 풋 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곰방대를 쭈욱 빨았다.“후후후… 설마나에게 그런 걸 물어보는 아이가 있을 줄은, 정말 몰랐네. 내가 여장이 잘 어울리다 보니, 다들 나를 그냥 원래부터 변태로 취급하긴 했어도, 이유를 물어보는 사람은 저스트 코즈2 없었거든.후우… ”“…….”“그래, 보통 아이라면 노코멘트였겠지만, 귀여운 아이가 물어보니 특별히대답해주도록 할까. 그 얘기를 하려면 조금 길어지겠구나. 내 첫사랑 이야기까지 해야 할테니까. 괜찮겠니?”“아아, 네.”“참, 이건 비밀이란다. 알겠지? 약속.”“… 손가락이라도 걸까요.”수야가 한숨을 쉬며 손가락을 내밀자, 그 손가락에 곱게 단장된 하얀 손가락을걸며 화인이 웃었다.“후후, 그래… 나는, 여자가 되고 싶었어.”“네?”“첫 사랑이, 남자아이였거든.”“……?!”화인이 저스트 코즈2 회상하듯 지그시 눈을 감으며 하는 말에, 수야가 눈을 크게떴다.그러자 그런 수야가 귀엽다는 듯, 화인이 쿡쿡 웃으며 수야의 머리를 쓰다듬는다.“네가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제’, 그 머저리… 미안하구나, 어쨌거나 그 나진 제 지왕이내 첫사랑이란다.”“네?”만날 싸운다는 두 사람인데, 그 지왕이 화인의 첫사랑?“그 녀석이나와 같은 일족인 건 알고 있지? 옛날부터 집안끼리 아는 사이였단다.”“그랬나요?”“그래.”“그럼, 저스트 코즈2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좋을까…. 그래, 거기서부터 시작할까.”화인이, 곰방대를다시 빨아들였다.....“나는, 공부보다는 힘을 중시하는 나진 일족에서 태어난 칠삭둥이였어.또래보다 약한 몸과, 작은 체구, 그리고 볼품없는 모양새로 언제나 비웃음을 샀지.솔직히말하자면, 집안의 한심함이었단다. “사내새끼 주제에, 계집애처럼 생겨서는.”그런 말만매일 듣고 자랐어.차라리 여자아이였다면 얼굴이 예쁜 것이 도움이라도 되었을 텐데, 사내아이
















보 같아서 그런 걸까? 오히려 챙겨줘야 할 것 같은 느낌.목에 와 닿는 따뜻한 온기가 긴장마저 풀어버린 것인지, 수야는 여태까지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만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은 짐승 녀석에게 혼잣말처럼 털어놓았다.“있잖아.”끄덕끄덕 - 가르쳐준 대로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을 흘끗 내려다본다.매서운 눈매인데도 은회색의 눈동자는 약간의순수한 빛마저 띄고 있다.수야는 그 눈동자를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시선을 내리며 말했다.“난, 실은 기억이 별로 없어.”“…….”“또렷하게 기억나는 건… 한 1년하고 반년 남짓? 아마 그 전에 열병을 심하게 앓았다나 뭐라나. 딱히 병원균이 침입한 것도 아니었다는데,아무튼 그 이전의 기억은 하나도 없어. 그래서 이전의 나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애들은나를 미친 개새끼로 부르면서 슬슬 피하더라고. 가족사정은 … 꽤 암울했다는 것 같고 말이야. 하긴, 가족사정이 좋으면 이 곳으로 왔겠냐만.”- 끄덕“아무튼 딱히 기억나는 건 없는데, 이상하게도,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건 알았어. ‘나는 왕이 되어서 황제를 죽일 거야’,라고. 아무것도 모르고 막막하지만, 그것만은 또렷하게 알고 있어서, 그것만 쫓아서 이리로왔어. 말하자면 내 삶의 이유지, 그게.”“……끄응.”“그리고 그거랑 같이 기억나는 건… 검을 잡거나 검을 가까이하면 나쁜 꿈을 꾼다는 것 정도…? 검을 잡으면 이성이 휘발되어버리니까 더 질이 나쁘지만.”“그르르.”“아무튼 깨고 나면 그 꿈 내용도 기억이 안 나.그런데 그 꿈만 꾸면 머리가 무지하게 아프고 이상한 영상들이 떠올라서, 기분이 별로 좋지가않아. 속도 메슥거리고. 피 웅덩이에 빠진 것처럼 지독하게 역겨워. 그래서 그랬어. 미안. 요즘 들어서 관리해서 잘 안 꿨는데, 우연찮게 검이랑 가까이 하는 바람에 … 하하.”“수야.”수야가 피식 웃으며 아무렇지 않은 투로 이야기를 이어나가자, 하휘안이 나머지 한쪽팔로 수야의 머리를 쓰다듬는다.그러더니 수야를 꼬옥 끌어안고 토닥거린다.“괜찮아. 지켜.내가.”“… 어이, 내가 너한테 보호받을 정도로 약해 보여?”“응.”“아니, 이 새끼가 정말 … .”“괜찮아. 나, 불러. 수야 아프면. 언제든지.”정말이지 낯짝이 어지간히 두꺼워야 내뱉을 수 있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중얼거리며, 하휘안이 수야를 토닥거린다.그러자 수야가 인상을 찌푸리며 하휘안의 손을 밀쳐냈다.“까불지 마, 난 보호나 받는 암컷이 아니라고.”“응. 알아.”“그런데 왜 그래?”“지켜. 내가. 수야.”“… 에휴, 그래. 내가 너랑뭔 말을 하냐, 진짜.”수야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자, 하휘안은 매서운 얼굴에 살짝 웃음기를 띄우고 다시 수야의 이불 위를 토닥토닥거린다.그러자 토닥토닥거려지는 수야가 인상을 찌푸리다가, 이내 포기하고는 눈을 감는다.자존심이 좀 상해서 그렇지, 왜인지 따뜻하고, 기분좋다.한숨을 내쉬던 수야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수야… ”한참을 토닥거리던 하휘안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수야를 불러 본다.그러나 색색거리는 숨소리만 들릴 뿐, 대답이 없다.수야가잠든 걸 확인한 하휘안은 얼굴의 다정함을 거두고 천장을 응시했다.‘이것을 지키고 싶다.’이것이 아파하는 건, 보고 싶지 않다.하휘안은 눈을 감는다.단순히 자신만 지키면 되는, 본능적인 삶에서, 지켜야 할 무언가가 생기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어쩐지 조금씩 이성적으로변해가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광수야 학교 가자 08아련한 꿈속에, 언제나 울기만 하던 그 누군가가 환하게 웃었던 느낌이 들었다.제대로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한 번도 안겨본적 없던 그 품에 안겨서, 난생 처음 어리광이라는 걸 피워 본 것 같았다.“… 으음 …”모처럼 악몽이 아닌 기분 좋은 꿈을 꾼 수야는, 저절로 켜지는 불에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가늘게 떴다.‘기상시간인 건가.’하지만 어차피 자율제인데, 조금 더 잔다고 그리 큰 문제가 될까?여태까지는 항상 꿈자리가 사나웠던 탓에 잠자는 것 자체를 싫어하고 절대 뭉그적거리거나 늦장을 부리는 타입이 아니었는데, 오늘따라 왜인지 침대에서 뒹굴고만 싶었다.기분 좋은꿈에서 깨어난 게 마냥 아쉬워, 수야는 ‘오늘만.’을 중얼거리며 눈을 다시 감았다.눈앞에는 꿈이 보이지 않는데, 기분 좋은 온기는 여전하다.어젯밤 내내 느껴졌던 그 온기가 좋아,수야는 몸을 부비적거리며 더 파고들려고 애썼다.그러자 그 온기가 자신을 당겨 숨이 막힐정도로 꼭 끌어안는 것이 느껴진다.머리를 쓰다듬는 부드러운 손길, 숨이 멎을 만큼 다정한몸짓.두근- 두근 - 심장 소리가 울리고, 어미의 뱃속에 있는 것처럼 기분 좋은 느낌이 마

















신은 응당 맞아야 한다고 자신을 함부로 내주었다.그렇지만. 그렇지만.그렇지만.수야가, 상처투성이인 손에 검을 쥐고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래… 난 살인귀야.”수야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떨어졌다.그러자 자신을 내려다보던 놈들이 눈을 크게 떴다가 이내 조소했다.“야, 저 새끼 검 잡았어. 야, 너도 이제 오기가 드냐? 병신새끼도 배알은 있나보네?”“야, 됐어. 어차피 다 죽어가는 새끼구만 . 이 새끼 좆 밥이야, 좆 밥. 까짓 거 우리도 검 잡으면 되지.”무리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수야가 희미하게 웃었다.“하지만…”수야의 황색 눈은, 황금색으로 번들거렸고, 흰자위는 처절하게 터져 핏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난… 엄마를 죽이고 싶지 않았어.”결코 엄마가 미워서 죽인 게 아니다.맹세컨대, 엄마를죽이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다.엄마의 울음소리가 아무리 가슴이 저미도록 아파도, 그 소리마저도 사랑했다.어린 아이의 마음 가득히 온 마음 다 주고 사랑했다.아무리 자신을 혐오하고미워해도, 사랑했다.그리고… 지금도 이렇게나 가슴 아플 정도로, 사랑하고 있는데.“뭐라고?”무리들이 수야가 하얗게 질린 입술을 달싹이자 귀를 기울이려는 듯 인상을 쓰며 물었다.그러자, 수야가 눈물을 흘리며 하얗게 웃었다.“그러니까… 함부로 아는 척 하지 말라고, 개새끼야.”이제부터, 평범한 자신에 대한 꿈 따위는 버릴 것이다.어차피 자신은 살인귀다.엄마를죽이고 싶지 않았다고 해도, 아무도 믿지 않는.어차피, 친구 따위 결코 사귈 수 없고,누구도 날 사랑해주지 않아.엄마조차도 사랑하지 못했던 자신 따위, 살인귀인 자신 따위, 과연 누가 사랑해줄까.그래… 희망 따위, 버리자.인정하면, 편해진다.살인귀는, 살인귀답게 살아야겠지.수야는,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저 씨발 새끼가 지금… 으아아아아악?!”“… 죽여줄게. 원하는 게 이런 거라면, 얼마든지 죽여줄게.”수야는 순식간에 떨어져나간 상대의 목을 들고 픽 웃었다.주변의 놈들이 새하얗게 안색이 질려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도고개를 갸웃하며 천진난만하게 웃었다.“미, 미, 미친 새끼… !!!”난 살인귀니까.살인귀에게 검을 쥐어주고 재촉하는 것은 살인을 하라는 거잖아.하하… 나도 참 한심하게도, 어떻게희망을 품었을까.그래.자신은 결코, 평범해질 수 없다.살인귀는 아무리 순한 척을 해도 살인귀일 뿐이다.외면해도, 살인을 하면 행복해지리라.수야는, 생긋 웃었다.“끄아아아아악 - !!!!”그리고 그 열 두 살의 기억 속에서 건져 올려져, 그 모습을 바라보는 수야.끝없는무의식에 펼쳐진 어둠 속의 지옥.수없이 되풀이되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끊임없이 반복되는 지옥경.무의식 속에서 스스로 자신을 가두고 지옥에 빠뜨린 당사자이자 빠진 사람.그리고 자신을혐오하며 벌을 주면서도 그 괴로움에 허덕이는 수야는, 피식 하고 쓰게 웃었다.엄마.엄마.엄마.사랑하는… 나의 엄마.그 때에 내가 나를 괴롭히던 그 녀석들을 죽였어도, 기쁨은 커녕조금의 감정조차 느껴지지 않았어요.왜 그럴까요?내가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엄마를 죽였을때는 왜 행복했을까요?왜 하필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을 죽였을 때 난 행복에 겨워 어쩔 줄 몰랐을까요?나는 정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살인귀일까요?자살하고 싶어도 자살할 권리조차 없고, 그저 끝없는 자기혐오 속에 살아가야 할.그렇게, 저주받은 생을 살아가야할까요?차라리… 죽고 싶지만, 죽을 수가 없어.자신이 진정 살인귀인지, 아니면 구원의 여지가 있는 ‘사람’인지 알고 싶어서, 아비를 죽이려고 했다.아비를 죽여서 기쁘다면 자신은살인귀일 테고, 기쁘지 않다면… 어미를 죽이고 기뻤던 이유를 깨닫게 될 것 같았다.어미를죽여서 지옥에 빠지고, 구원을 찾아서 아비를 죽이기 위해 검을 가는 모순된 아이. 수야는,눈을 지그시 감았다.눈을 뜨면, 그 녀석이 있기를 바랬다.이런 자신이라도… 살인귀라도…좋다고 말해주는, 그 녀석이.'하지만… 그 녀석이 과연 네 다른 모습까지도 받아줄까? 너조차도 다 알지 못하는 너를? 잔인하고 혐오스러운 살인귀일지도 모르는 너를? 그 녀석의 목을따면서조차도 쾌감을 느낄지 모르는 너란 놈을? 웃기지 마. 아무도… 너 따위, 사랑해 주지 않으니까.'머릿속 한 켠에 들려오는 소리에 수야는 조소했다.엄마, 엄마.사랑하는… 나의

















터 잠 못 잔다고.수야가 난처하게 웃으며 하휘안을 바라보자, 멀뚱히 수야를 바라보던 하휘안이 결국 콧방귀를 뀌며 뒤를 돌았다.“킁.”“그리고, 나 악몽 꿔도 내려오지 마. 악몽 꾸면 누구랑 닿는 거 싫어하는 거 알잖아.”“푸흥.”퍽이나 그러겠다, 하고 하휘안이 푸흥,이라는 기묘한 콧방귀를 뀐다.비록 잠이 들었던 수야는 기억 못 하지만, 수야가 악몽을 꿀때마다 다독거려 달랬던 하휘안이다.혼자 있으면 숨을 몰아쉬다가도 꼭 안아주고 다독거려주면금방 진정되면서, 닿는 걸 싫어한다고? 거짓말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수야.자신이 도대체뭘 했다고 그러는 거란 말인가.어젯밤까지만 해도 고맙다고 하고, 잘 안겨서 잘 잤으면서.자신의 눈앞에 있는 이 소년은, 가까워진 것 같다가도 너무나 멀기만 하다.이런 뻔한 거짓말까지 해가며 자신을 떨어뜨리려는 수야 때문에, 새삼 서러워진 하휘안이었다.“… 뭐야, 그거. 기분 나빠.”“크흥.”“… 너어.”수야가 인상을 쓰자, 뒤돌아 앉았던 하휘안이 다시수야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쪼그리고 앉아 고개만 빠꼼히 내민 채 물었다.“수야.”“어?”“나, 싫어?”“…… 무슨 소리야?”가슴에 옅은 뜨끔함을 느끼며 수야가 묻자, 하휘안의 탁한지 맑은지 쉬이 알 수 없는 은회색 눈동자가 멍하니 수야를 바라봤다.“너무 멀어.”“… 하.”“가까운 줄 알았는데, 너무 멀어, 수야.”“…….”호소하듯, 꼭 내침 받은 강아지처럼쪼그리고 앉아서 처량하게 수야를 향해 말한다.하휘안의 시무룩한 목소리에, 수야가 입을 다물었다.‘더 멀어야 하는데 자꾸 다가오는 건 너잖아, 남의 속도 모르면서.’ 항상 단순한짐승 흉내나 내고 있어서 정말로 멍멍이 수준으로 여겨버리긴 했지만, 은근히 예리한 놈이다.거기다가, 수야가 강한 상대에게는 강하지만, 약한 모습- 특히 누군가에게 버려진 것 같은모습에는 이기지 못한다는 것도, 본능적으로 알고 그 부분을 공략하는 것 같다.하지만 그걸알면서도, 저렇게 처량 맞아 보이는 상대가 자신의 머리 꼭대기에서 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수야는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그래도, 난 좋아. 수야. 너무… 좋아.”그래, 수야가그 자신을 좋아해주는 상대에게는 더 약하다는 것까지도 알고 있는지 모른다.이래놓고 맹수조련사라니.오히려 달콤한 말과 약한 모습으로 자신을 길들이는 건 저 놈이 아닌가.수야는 피식 조소를 흘리며 하는 수 없이 하휘안에게 다가갔다.시무룩하게 어깨를 늘어뜨린 채, 눈만굴려 수야를 바라본다.그런 녀석의 머리를 툭 치며, 수야가 중얼거렸다.“네 녀석은… 정말,얄미워 죽겠다.”“끄응?”“더 이상 가까워져서 뭐 어쩌려는 거야, 어차피 1년 후면 헤어질 건데. 1년만 친하면 되는 거잖아. 그런데 왜 자꾸 다가오려고 하는데. 그래놓고 어차피 떨어질 텐데. 정 들면 떼기만 힘들어, 인마. 알지도 못하면서….”수야가 한숨을 섞어말하자, 하휘안이 심히 못마땅한 듯 목을 울린다.“크르르르릉… 누가 1년이래?”“뭐?”“내가 왜 1년 후에 수야 옆에서 떨어져야 하는데.”하휘안의 눈이 서늘하게 빛나자, 수야가난감한 듯 말을 흐렸다.어른스러운 것 같으면서도 이런 면에서는 고집불통 어린아이나 진배없는하휘안이다.“층도 그럴 테고… 룸메이트가… 바뀌잖아. 또, 왕이 되면 바뀔 텐데.”“누구?”“2학년 중 아무나라던가.”“쫓아버리면 돼.”“야!”수야가 소리를 질렀지만, 하휘안은끄덕도 하지 않았다.결국 하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쉰 수야가 말을 이었다.“그래, 그건 네가 내쫓든 어쨌든, 그렇다고 하자. 그렇지만, 졸업하면?”“같이 있어.”“야. 내가황제를 죽이고 사라져버리면 어쩌려고?”“쫓아가.”“… 너 내 스토커냐? 내 뭐가 좋다고 그렇게 쫓아다녀. 나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좋아, 다. 애늙은이인 것도 좋고,냄새도 좋고, 잔소리 하는 것도 좋고, 밥 주는 것도 좋고, 다 좋아. 수야라면 다 좋아.”그런 말을 하면서 수야에게 안아달라는 듯 두 팔을 벌린다.며칠밖에 안 붙어 있었으면서,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냥 다 좋다고 말하는 하휘안이 얄미워 수야는 인상을 썼다.분명,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확언하지만 분명 가벼운 감정일 테다.아니, 가벼운 감정이어야 했다.더 정이 들어버리기 전에, 차라리 여기서 떼어놓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자신에게는… 아까우니까.그래.어차피, 어젯밤부터 결심했다.수야는 어디까지 하나 보자는 듯이 팔짱을 끼며 툭 내뱉었다.“…하. 주정 부려도?”“킁?”“나 검만 잡으면 주정부리는데, 주정 부릴 때마다 사람 죽여도 좋아?”“그래도, 좋아. 수야니까.”여전히 좋다고 한다.그런 하휘안을 보자, 수야는어쩐지 벨이 뒤틀려 낄낄 웃었다.정말, 짜증난다.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왜 자신만자꾸 휘둘려야 하는지 모르겠다.아무것도 모르면서 순수하게 좋아한다, 좋아한다는 소리를 하는하휘안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걸 보고 싶어져버렸다.하휘안이 의아한 듯 자신을 바라봤지만,수야는 피식 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아아, 그럼- 이건 어때? 내가 8살 생일날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