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한글판 메이퀸 마약도 마찬가지지. 육체적인 능력을 최대로 꼽는 곳에서 육체를 망치는 것 따위 들여놓을 리가 있겠니? 있다 해도 그런 것에 빠지는 녀석들은, 살아남을 자격이 없지. 후우~”“그럼, 그건…?”설마 이번에도 무슨 특이한 향이라도 있는 건가 싶어, 수야가 물었다.어쩐지, 이대로라면 피해망상이라도 한글판 메이퀸 걸려버릴 것 같다. “약초의 일종이야. 피우면 그냥 아로마향기가 나는 정도? 대충 피로 회복과 두통을 진정시켜주는 효과 말고는 별다른 건 없단다. 혹시 불쾌하니?”“아니오, 그냥… 향기가 좋아서요.”“후후, 고맙구나. 이 곳에 있으면 심심할 텐데. 난 잠시 후에 다른 귀여운 한글판 메이퀸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또 나가 봐야 하지만,잠깐 말 상대라도 되어 주마. 뭐, 궁금한 거라도 있니?”“음… .”수야는 잠시 고민했다.별로 궁금한 건 없지만, 그렇다고 모처럼 자신을 생각해서 말하는 화인의 성의를 물리치기에도 조금 껄끄러웠던 것이다.잠시 머리를 굴리던 수야는, 문득 떠오른 생각에 물었다.“화인선배는… 한글판 메이퀸 어째서 여장을 하게 된 건가요?”“여장?”화인이 흥미롭다는 듯 묻자, 수야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화인이 풋 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곰방대를 쭈욱 빨았다.“후후후… 설마나에게 그런 걸 물어보는 아이가 있을 줄은, 정말 몰랐네. 내가 여장이 잘 어울리다 보니, 다들 나를 그냥 원래부터 변태로 한글판 메이퀸 취급하긴 했어도, 이유를 물어보는 사람은 없었거든.후우… ”“…….”“그래, 보통 아이라면 노코멘트였겠지만, 귀여운 아이가 물어보니 특별히대답해주도록 할까. 그 얘기를 하려면 조금 길어지겠구나. 내 첫사랑 이야기까지 해야 할테니까. 괜찮겠니?”“아아, 네.”“참, 이건 비밀이란다. 알겠지? 약속.”“… 손가락이라도 걸까요.”수야가 한숨을 쉬며 손가락을 내밀자, 한글판 메이퀸 그 손가락에 곱게 단장된 하얀 손가락을걸며 화인이 웃었다.“후후, 그래… 나는, 여자가 되고 싶었어.”“네?”“첫 사랑이, 남자아이였거든.”“……?!”화인이 회상하듯 지그시 눈을 감으며 하는 말에, 수야가 눈을 크게떴다.그러자 그런 수야가 귀엽다는 듯, 화인이 쿡쿡 웃으며 수야의 머리를 쓰다듬는다.“네가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제’, 그 머저리… 한글판 메이퀸 미안하구나, 어쨌거나 그 나진 제 지왕이내 첫사랑이란다.”“네?”만날 싸운다는 두 사람인데, 그 지왕이 화인의 첫사랑?“그 녀석이나와 같은 일족인 건 알고 있지? 옛날부터 집안끼리 아는 사이였단다.”“그랬나요?”“그래.”“그럼,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좋을까…. 그래, 거기서부터 시작할까.”화인이, 곰방대를다시 빨아들였다.....“나는, 공부보다는 힘을 중시하는 나진 일족에서 한글판 메이퀸 태어난 칠삭둥이였어.또래보다 약한 몸과, 작은 체구, 그리고 볼품없는 모양새로 언제나 비웃음을 샀지.솔직히말하자면, 집안의 한심함이었단다. “사내새끼 주제에, 계집애처럼 생겨서는.”그런 말만매일 듣고 자랐어.차라리 여자아이였다면 얼굴이 예쁜 것이 도움이라도 되었을 텐데, 사내아이라 그럴 수도 없었던 거지.내 약한 몸으로는, 힘을 중시하는 우리 한글판 메이퀸 일족에서 공부나 하는 샌님 정도밖에는 할 수 없었어.공부로는 항상 또래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았지만, 매일 비교당해야 했단다.같은 일족 제 집안의 지왕이라는 녀석과 말이야.예쁘장하고 몸이 약한 것이 항상 콤플렉스였던 나는, 그 제 지왕이라는 아이가 정말로 부러웠지.어느 날, 먼발치에서 그녀석을 보게 한글판 메이퀸 되었단다.그 녀석은, 태양 같이 빛나고 있었어.활달하고 강한 모습.내게는 없는그 모습이, 너무도 부럽고 멋져서, 나는 그 녀석을 동경하게 되었지.나도 녀석처럼 강해지고 싶어서, 매일 매일 하루도 거르니 않고 무술 연습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나무 등걸에숨어 잠깐씩 그 녀석을 구경하기도 했단다.녀석은, 내 한글판 메이퀸 우상이었으니까.그렇게 며칠이 지나고,한 달이 지나고, 몇 달이 지나자, 조금씩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커졌단다.‘정말로 오랫동안 좋아했어. 내 이름은, 나진 소 화인이라고 해.’그 녀석에게 다가가서 그 말을 해 보는것이 소원이었어.그렇게나 좋아했지만, 내 약함이, 내 한심함이 녀석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다.“하휘안.”“킁?”“가자.”수야의 장난기 어린 눈동자가, 반짝였다.광수야 학교가자 40“헤에~ 여기가 바로 노예시장이라는 곳인가.”수야는 신기한 듯 건물을 둘러보았다.관객석으로둘러싸인 커다란 무대와 노예, 판매자로 보이는 사내, 사회자, 그리고 주변을 가득 채운의자들.왕들이 노예로 나온다는 말 때문인지, 의자는 공석을 찾기가 힘들었다.그리고 진무하역시 노예로 나오는지, 이번의 사회는 진무하가 아닌 다른 남자였다.노예시장은 진작 시작되었던 듯, 무대에서는 판매자인 남자가 목줄을 맨 한 소년을 끌고나와 광고를 하고 있었다.“이번의 상품은? 흠, 뭔가요? 꽤 괜찮아 보입니다.”그러자, 노예를 끌고나온 남자가 씨익 웃더니 사회자에게 뭐라 뭐라 말한다.그러자 사회자는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노예를 한 번 흘끔보고는 관객들을 향해 외친다.“그렇군요. 이 노예는 술래잡기에서 잡아온 팔팔한 녀석이랍니다. 연 소속의 아이라는데요. 흠, 딱 봐도 우락부락하지 않으니 부려먹을 순 없고, 그렇게 똑똑한 거 같지도 않으니 별로 숙제 같은 것 시킬 수도 없겠고. 깔개용인가 보죠? 얼마만큼 길들여졌답니까? 크크크.”“이 놈은, 거기서도 굴러먹을 대로 굴러먹은 음란한 놈이지. 얼굴도 예쁘장하지만 몸이 죽여줘. 이쪽을 찔러도 앙앙 거리고, 저 쪽을 찔러줘도 응응 거리고, 조금만 만져줘도 질질 싸지. 연 연합에서 아주 길을 잘 들여놔서, 조이는것도 예술이야.”“큭, 그렇다는 군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밤이 외로우신 분? 푸하하,아주 죽여주겠습니다. 한 번 검사를 해 봐도 괜찮겠습니까?”“진짜라니까. 볼래? 여기는약도 없지만 그 대신 몸을 길들이는 기술이 예술이라고. 신입생들은 아마 이런 맛이 있는지도 모를 걸? 맛본 놈은 잊을 수도 없을 거고. 나도 술래잡기에서 살짝 맛만 보고 팔려고그만 뒀지만, 사실 이 놈은 내놓기가 아까운 물건이라고.” “읍, 으읍! 읍!!”소년이반항했지만, 소년을 팔러 나온 남자가 소년의 바지를 거칠게 벗겨 내렸다.그러더니 대충 옆의 젤을 묻혀 손가락으로 푹 찔러 넣고 안을 거칠게 헤집자, 소년이 신음을 흘리며 엉덩이를흔들었다.“… 더러워.”수야가 인상을 썼다.그러거나 말거나, 남자는 대충 건성으로 소년의뒤를 풀어주고는 거칠게 박는다. 질척이는 소리가 나자 관중들은 입맛이 당기는지 입맛을 다시고, 사회자도 천박하게 웃더니 말한다.“와우, 정말 보기만 해도 구미가 당기는군요! 30부터 시작하겠습니다!”“40!!”“45!!”“50!!”“흐흐, 더 불러 봐!! 이 녀석 놓치면 정말 후회할 걸!”“으읍, 앙! 하아!!”관객석에 뜨거운 공기가 흐르고, 지켜보던 놈들은 아랫도리가 불끈하고 솟아올랐는지 다들 눈이 새빨개져서 가격을 부른다.수야는 인상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렸다.박히는 놈들이 꼭 저만한 170대다 보니,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 탓이었는지도 모른다.수야는 이상하리만치 호모가 싫었다.이 학원에 들어와서 뒤 쪽의 위험이 상당해서 더욱 그랬고.“쯧.”수야가 고개를 돌려버리자, 하휘안이 고개를 슬쩍 내려 수야를 바라보았다.“수야, 불쾌해?”하휘안이 묻자, 수야는 낮게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으쓱했다.“말했잖아, 저런 매너 없는 호모 새끼는 정말 질색이라고.”아까 전의 엉덩이를 흔들던 녀석이팔린 다음에는 우락부락한 놈을 불러다가 심부름 용으로 써먹기도 했는데, 그런 녀석들은 확실히 가격이 낮았다.그리고 워낙에 먹는 것, 무기 외에 별로 돈을 쓰는 일이 없던 수야에게노예란 별로 필요 없는 물건이었기에, 작게 하품을 하며 눈꺼풀이 슬슬 내려앉는 것을 느낄때 쯤, 사회자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그럼, 이제 라스트!! 오늘의 하이라이트!! 특별 노예, 왕들의 등장입니다!!!”사실, 역대 왕들 중에서 노예로 나간 녀석은 정말 거의없었지만, 이번의 왕들의 내기 덕분에 이루어진, 정말로 거의 없는 기회였다.왕들이 노예라니.왕들을 노예로 부려먹을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관객들은 입에 침이 괴였다.수야 또한,하휘안과 함께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자, 그럼 첫 번째로 무 연합의 왕입니다!! 하얗고허리까지 오는 백발에 녹색의 눈동자가 매력적인 노예죠!!”사회자의 말에, 진무하가 앞으로나섰다.특별히 신경을 썼는지 개목걸이 같은 목걸이를 맨 채, 깔끔한 정장타입으로 입은 채머리를 깔끔하게 조여 맨 차림이었다.저렇게 차려 입으니, 외모만은 멀끔하다.“거기다가 키
은 아니니 사실이겠지. 흐음, 토라 학원의 짐승, 하휘안도 모자라서, 이젠 귀신 낭강오까지 꼬시다니… 푸후훗. 축하해, 팜므 파탈 씨. 이제부터는 고생길이 훤하구나. 츳츳, 귀여운 아이인데, 가엾게도 말이지… .”“고생길이요?”귀염둥이, 예쁜이, 이제는 팜므 파탈…정말, 나날이 붙는 수식어가 화려해진다.뭔가 이제는 삶의 회한까지 느껴버린 수야가 묻자,화인이 잠자코 미소를 지었다.“음, 짐승 씨는 마음에 든 주인을 애지중지하는 모양이지만,귀신 낭강오는 마음에 드는 물건을 함부로 굴리는 타입이기 때문이란다. 흥미 있을 때실컷 굴려먹자랄까? 뭐, 원래 흥미도 잘 못 느낄뿐더러 워낙 싫증을 잘 내니까. 금방 끝날지도 모르지. 그런 주제에 성격 나쁘게도 자신이 놀다 버린 건 남이 절대 못 건드리게하는 성격이라서, 다 놀고 나면 제 손으로 처리하는 게 예사지만 말이야…. 참, 경고하자면, 그 아이는 살짝 반사회적인 성격이란다. 소위 말하는 사이코 패스 정도일까.”“네?”사이코 패스라면, 옛날에 살인을 잔뜩 저질렀다던 사람들?수야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화인은겁내지 말라는 듯 곰방대로 수야의 어깨를 톡톡 두들겼다.“너도 살인을 안 해본 건 아니면서 뭘 새삼 그러니. 선입견에 빠지는 건 나쁘단다. 그냥, 상대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일 뿐이니까. 그 아이는 워낙 감정에 대해 무뎌서, 자기 자신도 별로 감정에 감흥이 없는 아이지. 딱히 좋아하는 것도 없고, 있다면 오로지 살인하는 것 정도?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머리도 좋고 능력도 뛰어나지만, 약간이라고 하기엔 상당히 많이 삐뚤어진 아이니까, 부디 몸조심 하렴.” “하아. 그렇게 말하시면, 몸조심 하라고 해도….”별로 위로가 되지 않는다구요, 하고 수야가 투덜거렸지만, 화인은 그 모습이 재밌다는 듯 피식 웃었다.“그럼, 잘해보렴.”“정말이지, 악취미시군요.”“후후후, 들켜버렸구나. 참, 우리는 3일뒤에 소 연합에서 카페를 열 생각이야. 혹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면 들어오도록 해.그럼, 나는 이만 낭강오 그 아이를 잡으러 가야 한단다. 오늘은 이만하고, 다음에 보자꾸나.” 화인이 싱긋 웃으며 훈련장 안으로 다시 사라지자, 수야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흔들었다.“나는 그냥, 왕이 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된 거냐.”...수야가 간식을 사 들고 돌아오자, 하휘안이 수야를 꼭 끌어안고 목덜미에 얼굴을 부비다가 이내 차갑게 얼굴이 굳어졌다.“간식 사왔다. 나 씻을 동안 먹고 있어. 얼른 떨어져.”“…크르릉.”“엉?”옆에서 들린 못마땅한 목울림 소리에 수야가 하휘안을 바라보자, 하휘안이 얼굴을 굳힌 채, 서늘한 눈동자로 수야의 목 옆 부근을 응시하는 것이 보였다.“…누구야.”“뭐가? 어? 아, 여기… 왜 다쳤지?”“…….”“별 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 이따가약 바르면 되겠지. 어차피 피도 멎었고… 참, 쥐포 사 왔는데 안 먹을 거야? 혹시 싫어해? 어엇, 야!!”꽤 크게 베인 상처인데도, 수야가 별 상관하지 않고 간식 봉지를 뒤적거리자, 인상을 쓰던 하휘안이 수야를 끌어안더니 혀를 내밀어 수야의 목덜미를 핥았다.“하지마! 저번에도 내가 얼마나 창피했는지 아냐?! 요즘 세상에 다친 곳에 침 바르는 녀석이어디 있어!!”“크르릉….”방해하지 말라는 듯이 크르릉거리더니 수야의 목덜미를 싹싹하게 핥는다. 그런 주제에 아프지 않게 하려는 듯이 살살 혀를 굴리며 수야의 몸을 꼭 끌어안았다.“하아…, 그래, 니 맘대로 해라. 그래도 나 씻고 오면 안 될까? 나 땀도 흘렸고. 더럽잖아.”수야가 하휘안을 달래듯 말을 이으며 하휘안의 머리를 밀어내려 했지만, 하휘안은 크르릉거리며 수야의 목덜미를 집요하게 핥을 뿐이다.이럴 때의 하휘안은 아무리 말려도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아버린 수야는, 한숨을 쉬며 그런 하휘안을 그냥 내버려 두었다.하휘안은 피딱지가 진 수야의 상처 위에 혀를 굴리며 속삭였다.“수야….”“왜.”“다치지 마.”“허….”제발, 이라는 듯이, 하휘안은 몸을 웅크려 수야의 귓가에 대고 나지막하게 속삭였다.“지킬 거야. 수야.”“지킬 필요 없다니… 큿, 너!?”수야가 하휘안의 보호는 사양이라는 듯이 고개
~ 귀염둥이! 안녕?”“안녕하세요.”수야가 인사를 하자, 옆에 있던 지왕과 비광조가 고개를끄덕인다.“그래.”“왔어? 크흐흐흐…”“…아아.”수야가 고개를 끄덕이자, 옆에 앉으라는듯 진무하가 웃으며 옆자리를 비워주더니 팡팡 친다.수야가 앉자, 수야의 어깨를 두드리며 웃는다.“이야아~ 놀랐는데? 정말 최 결승전까지 올라올 줄은 몰랐어, 귀염둥이. 검을 잘쓰더라? 이번에도 검을 쓸 생각이야?”“… 그러려고요.”수야는 진무하를 한 번 흘끔 본 후에 중얼거렸다.당연히 죽여야 할 텐데, 우습게도… 도저히, 맨 정신으로는 죽일 수 없을 것같다.하지만 어차피 눈을 뜨면 결국 마주하게 될 현실인데도.“꽤나 무섭게 쓰던데, 하휘안자기한테도 휘두를 수 있을지. 휘유우~ 뭐, 하휘안 자기는 귀염둥이를 다치지 않게 하려고 항복을 하고도 남을 성격이지만.”“하하….”수야는 낮게 웃었다.글쎄, 어떻게 될지,자신은 모른다.검을 잡으면, 기억 따위 사라지니까.수야는 쓰게 웃더니, 이내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돌렸다.“그나저나, 진무하 선배. 묻고 싶은 게 있었습니다만…”“응? 뭐든지 물어봐, 귀염둥이~”“노예 시장에서 곧 죽을 것처럼 붙들려가더니, 의외로 멀쩡하게 돌아오셨군요.”“아… 그, 그거? 아하하하하… 그건, 좀… 벼, 별건 아니었어~”“듣고 싶습니다만.”내심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은 화제를 흘린 진무하를 골려주고자 작정을 한 수야가 진무하의 두 눈을 빤히 응시하며 말하자, 진무하가 난처한 듯 하하하, 하고 웃음을 흘리더니 머리를 긁적인다.“뭐, 말 그대로 여장 당하고 고백 받고 이러저러한 일에 끌려 다녔어. 게다가그 놈, 알고 보니 토너먼트 우승자인 거 있지? 노예 반납할 때 우리 무 연합으로 들어오겠다고 해서 거절했는데, 그것 때문에 안 그래도 요즘 좀 시달리는 중이야. 하하, 이러언~ 호모 취향은 없는데 말이지. 이왕이면 하휘안 자기나 귀염둥이가 사 줬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야.”“… 사양입니다.”수야가 손을 내저을 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응,줘도 안 가져.”“아아, 자기! 왔어? 그나저나, 너무하잖아~ 줘도 안 가진다니. 이래봬도 나, 제법 팬도 있는 몸인데.”자기라는 말에 움찔하며 수야가 뒤를 돌아보자, 언제 왔는지 하휘안이 머리카락을 넘기며 수야를 바라보고 있었다.언제나 같은 차림이었던 반라에 청바지차림이 아니라, 제대로 갖추어 입은 옷차림의 하휘안은, 조금 생소하게 느껴졌다.수야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자, 하휘안이 눈꼬리를 휘었다.“이제, 시작할 때 됐는데.수야, 무기는 어떻게 할래?”“… 검으로.”“그래.”말릴 거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하휘안은 의외로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럼, 시작하자.”“… 그래.”수야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있던 기본용 무기인 검을 잡았다.최 결승전, 시작이다....“그럼, 최 결승전입니다. 선수들, 준비하세요!”진무하의 준비하라는 말에 따라, 천천히 떠진 황금색의 눈동자가 차갑게 빛난다.눈부신 조명과 몰려 든 사람들 사이에서, 수야는,나른하게 웃고 있었다.그 미소는, 하휘안이 봤던 수야의 낯선 미소의 그것과 비슷했다.“…넌, 누구지?”은회색 눈동자가 자신을 응시하며 묻자, 수야가 검을 들고 살짝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더니, 이내 나른하게 눈매를 접는다.“난… 노진 후 수야라고 해. 잘 부탁해,강아지.”“…….”황금색 눈동자가, 은회색 눈동자에 자신을 새겨 넣듯 번뜩인다.수야가, 픽웃으며 입술을 핥았다.언제나 그렇듯 무언가를 요구하며 갈증에 메마른 입술에선, 피 맛이났다.“그럼, 시작합니다!”진무하의 말이 끝나자, 둘은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하휘안의 손에서 은회색 손톱이 뻗어져 나오고, 이빨도 날카로워진다.그 모습을 보면서, 수야가 웃었다.- 끼기기긱 - !!!수야가 무심히 검을 휘두르자, 하휘안이 손톱을 들어 막는다.손톱과 검이 부딪히자, 순간 불똥이 튈 정도로 격렬한 마찰이 일어났다.그러자 수야는 재빨리 검을 다시 물리고는, 신속하게 하휘안 쪽으로 달려들어 검으로 찌르려고 했지만, 하휘안 쪽이 월등히빠르다.“하아, 역시… 강하네?”“… 수야도, 봉으로 싸울 때보다 강해.”“하하… 당연하지. 내 원래 무기는, 검이었는걸. 하지만, 너… 정말 강해. 어쩌면, 내가 죽을지도 모르겠어.”수야는 픽 웃으며 다시 하휘안 쪽으로 달려들었지만, 하휘안은 오른 손의 손톱을 집어넣고 주먹으로 수야를 노렸다.손톱을 드러낸 왼 손으로는 방어를, 손톱을 집어넣은 오른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