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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말이다.‘그럼 다크섹터 닌자 적어도, 그때까진 검을 써도 되겠군.’수야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전표에 적힌경기 규칙을 보았다.그러다가, 경기규칙을 살피고는 눈이 크게 떠진다.“경기 시간이… 뭐이렇게 짧아?!”일단 지급되는 기본 무기 외에는 들고 들어갈 수 없고, 5분 후에도 결판나지 않으면 이번엔 상당히 좋은 무기를 왕들이 아무거나 집어 던져주고 다크섹터 닌자 5분 싸우고, 그래도죽거나 항복하지 않으면 3분간 함정 발동?! 하.그리고 결판이 안 나면 대기조인 왕이 죽인다니.“… 사람이 많으니까.”“하긴, 4박 5일 중에서 1박 2일이 술래잡기라니까, 시간이없기도 하겠군.”수야는 납득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난감하게 머리를 긁적였다.그럼,막말로 왕이 던져준 무기 중에서 봉이나 검이 없으면, 다크섹터 닌자 기본 무기를 가지고 싸워야 한다는 말인데.“… 왠지 그동안 왕들에게 상당히 건방지게 굴었던 대가를 받는 거 아닐까, 나.”“……?”“아니야, 아무것도. 제길, 하다못해 진무하 선배한테 토너먼트에 장미꽃이라도 들고가야겠군. 화인 선배한테도 카페 아르바이트 한다고 할 것을 그랬어.”“…크응?”“아냐,아무것도. 우리, 토너먼트 구경하러 갈까.”- 다크섹터 닌자 끄덕.고개를 끄덕이는 하휘안을 보며, 수야는피식 웃었다.장미꽃 사는 김에, 이 녀석에게도 꽃 한 송이를 주면 어떨까.그래, 이왕이면머리에다가 꽂아주는 거다. 꼭 맑은 하늘 푸른 동산의 광년이처럼.날카로운 인상의 하휘안이머리에 화사한 해바라기 한 송이를 꽂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며, 수야가 잠시 웃음을 터트렸다.“…수야?”“풋, 푸훗… 다크섹터 닌자 푸하하핫!! 아, 아무것도 아니야…. 큭큭….”수야가 뭐 때문에 웃는지도 모르면서, 수야가 웃으니 마냥 좋다고 눈 꼬리를 사르륵 푸는 게 더 우스워,수야는 입을 틀어막고 큭큭 웃음을 터트렸다....“아아, 이거 나 주는 거야? 푸하하, 물론 달라고 말을 하긴 했지만 정말로 찾아올 줄은 다크섹터 닌자 몰랐는데?”아침의 방송대로 과연 밤을 샜는지, 약간 퀭한 몰골이 된 진무하가 씨익 웃으며 장미꽃을 받아들자, 수야가 싱긋 웃으며답했다.“그냥요. 제가 은근히 선배를 존경하잖습니까.”그러자 언제나 툭 쏘아붙이던 수야의웃음에 흠칫한 진무하가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하긴, 태도가 180도 바뀌었으니 놀랄 만도할 터다.“… 허? 뭐야, 다크섹터 닌자 귀염둥아. 너 혹시 어제 내 여장보고 반한 거냐? 태도가 왜이렇게 바뀌었어? 난 호모는 싫은데.”“바뀌다니요. 제가 원래 예의는 조금 바릅니다. 호모도 아니고요.”“푸흡, 너 지금 개그하지?”수야의 말이 끝나자마자 풋 하고 웃어버리는 진무하를 보고, 수야가 머리를 긁적였다.“… 그렇게 예의가 없었습니까, 저?”“그런 다크섹터 닌자 건 아니지만. 아무리 나라고 해도, 이렇게 왕들을 편하게 대하는 녀석은 우리 귀염둥이 정도라서.”“…그렇게 편하지는 않지만요.”“흠, 그나저나 이렇게 고분고분 굴다니… 뭔가 수상해. 이게 평범한 꽃이 아니라던가?”못내 수상한지 꽃의 냄새도 킁킁 맡아보고 고개를 갸웃하더니 꽃을 흔들어 보기도 하고, 하여간 별 다크섹터 닌자 짓을 다 하는 진무하.수야는 그런 진무하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하아. 꽃에는 아무런 장치가 없으니 걱정 마시고 받으시죠.”“그래애? 그럼고맙게 받을게.”“네. 그리고 , 이번에 화인 선배에게도 그 카페에 아르바이트 하겠다고전해주세요.”그래도 못내 수상한 듯 고개를 갸웃하던 진무하는, 이내 별 이상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빙긋 다크섹터 닌자 웃으며 장미를 받아들어 품에 넣었다.그러다가, 수야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뒤에서 끌어안은 채 이쪽을 열심히 노려보고 있는 하휘안과 눈이 마주치고는 움찔하더니 중얼거렸다.“… 잠깐.”“네?”“장미꽃 자체에는 이상이 없는데… 장미꽃이 가져올 효과를 노린 이중함정인가. 머리 썼군, 귀염둥이.”“…무슨 소리를 하시는 건지.”“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다크섹터 닌자 …과민 반응이겠지? 하아. 하여간 귀염둥이가 매력적이긴 한데, 번견이 참….”“닥쳐.”“… 자기. 너무 그렇게 이를 세워도 그렇게 좋은 방법이 아니야. 너무 처음부터 건드리지 말라는 분위기를 풍기면 말이지~. 괜히 호기심이 생기는 법이라고.”어깨를 으쓱하던 진
















도망갈 법도 하다고 생각하며, 수야는 허탈하게 낭강오가 사라진 쪽을 멍하니 보고 있다가 주춤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러자, 어둠 속에서 막 얼굴을 드러낸 화인이 수야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이번에는 그 앵앵거리는 친위대는 대동하지 않았지만, 입에는 곰방대를 물고두 손에 여전히 줄자를 들고 있는 걸 보아하니, 아까부터 끈질기게 쫓아다녔나 보다.“허어? 아이야, 네가 여기는 어쩐 일이니?”“아… 그게, 어쩌다보니.”“흐흥… 여기는 낭강오의훈련장일 텐데?”“알고는 있는데… 시끄럽게 굴지 않으면 상관없다고 하더군요.”“그래? 그아이가? 푸훗, 신기하구나. 남이 자신의 구역을 침범하는 걸 누구보다 싫어하는 게 바로그 아이인데. 슬슬 그 아이가 황천 건널 때가 된 건가.” “하…?”“뭐, 아무려면 어떻겠니. 그나저나, 낭강오 그 아이를 보지 못했니?”“네. 그런데 무슨 일이시기에….”수야가 화인의 손에 들린 줄자를 보고 말끝을 흐리자, 화인이 푸훗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그러더니 약간은 겁을 먹은 것 같은 수야가 귀엽다는 듯 생긋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실은, 이번의 왕들의 이벤트에… 여장을 생각중이거든.”“예?!”여장?! 항상 하고 있는 화인이라면별로 상관없겠지만, 진무하며, 낭강오며, 심지어 어제 만난 그 비광조까지 여장을 한단 말인가?!수야는 어이없음에 두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떡 벌렸지만, 화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흥겹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까짓 것 딜러 옷쯤은 그 아이의 교복을 개조해도 만들 수 있어.하지만 드레스는 아니잖니? 그 아이도 그걸 알고 저렇게 피하는 거지. 머저리… 아, 미안하구나. 제 연합의 왕이나 연 연합의 왕보다는 적어도 낭강오 그 아이가 제일 아름답지 않겠니? 꾸밀 맛이 나는 얼굴이잖니, 솔직히. 그래서 아주 조금만 사이즈를 재어 보자고 하자고하니 저러는구나. 아직 철이 덜 들었다니까. 음, 그런데 솔직히 너도 귀여우니 한 번해 보고 싶구나. 그러고 보니, 너도 잘 어울릴 것 같아. 흐음, 이번에 안 그래도 옷을대량 생산중인데, 네 옷도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할까.”“죄, 죄송하지만 사양하겠습니다.”“흐응, 어째서? 이 남학교에서 귀여운 얼굴을 가지고 올 수 있는 것은 아주 희박한 확률이란다. 다들 우락부락한 녀석이 부지기수지. 그 중에서 예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건,일종의 재능이야. 왜 더 뽐내지 않는 거니? 아름다운 사람은 그 아름다움으로 학원의 물을높여줄 의무가 있어.”“… 궤변입니다. 절대로 사양하겠습니다.”“냉정하기는. 왜 내 옆의아이들은 다 차갑기 그지없는 걸까. 그나저나… 오늘따라 약간 이상해 보이는구나, 아이야. 무슨 일이 있었니?”“… 하아, 이상한 소리를 들어서요.”수야가 한숨을 내쉬자, 화인이싱긋 웃으며 곰방대를 한 번 쭈욱 빨았다.“무슨 소리를 들었기에 수야, 네가 이러는지 참으로 궁금하구나. 괜찮다면 내게 말해 보련?”도대체 자신의 이름은 다들 어떻게 안 건지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수야는 한숨을 섞어 중얼거렸다.“… 별건 아닙니다만.”“후후, 그러지말고. 어서 말해 봐.”어쩐지 ‘이 누나에게 뭐든 털어놓아 보련. 사귀는 이성이 실은 동성이니? 아니면 발기부전이니? 뭐든지 말해보렴.’라는 분위기로 자신을 바라보는 화인을 보던수야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냥… 그 낭강오라는 사람에게 마음에 들었다는 헛소리를 들은것 뿐입니다.”“호오?”그냥 별 것 아닌 식으로 넘기려 했건만, 수야가 말을 내뱉은 순간화인의 두 눈이 무섭게 빛났다.화인의 미소는 여전히 매혹적이었지만, 두 눈은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한 빛을 머금고 있다.“낭강오, 그 아이가 그런 말을 했다고?”“그, 일단은 그렇다던데요.”수야가 역시 괜히 이야기했다고 후회하며 얼버무리려 했지만, 화인은 모처럼 발견한재미있는 장난감을 쉽사리 놓아주지 않았다.“후후… 낭강오 그 아이가 허튼 소리 하는 성격은 아니니 사실이겠지. 흐음, 토라 학원의 짐승, 하휘안도 모자라서, 이젠 귀신 낭강오까지 꼬시다니… 푸후훗. 축하해, 팜므 파탈 씨. 이제부터는 고생길이 훤하구나. 츳츳, 귀여운 아이인데, 가엾게도 말이지… .”“고생길이요?”귀염둥이, 예쁜이, 이제는 팜므 파탈…정말, 나날이 붙는 수식어가 화려해진다.뭔가 이제는 삶의 회한까지 느껴버린 수야가 묻자,화인이 잠자코 미소를 지었다.“음, 짐승 씨는 마음에 든 주인을 애지중지하는 모양이지만,귀신 낭강오는 마음에 드는 물건을 함부로 굴리는 타입이기 때문이란다. 흥미 있을 때실컷 굴려먹자랄까? 뭐, 원래 흥미도 잘 못 느낄뿐더러 워낙 싫증을 잘 내니까. 금방 끝날지도 모르지. 그런 주제에 성격 나쁘게도 자신이 놀다 버린 건 남이 절대 못 건드리게하는 성격이라서, 다 놀고 나면 제 손으로 처리하는 게 예사지만 말이야…. 참, 경고하자면, 그 아이는 살짝 반사회적인 성격이란다. 소위 말하는 사이코 패스 정도일까.”“네?”

















은 검 좋은 거 볼 줄 잘 몰라서, 어제 검에 대한 책까지 뒤져보면서 어떤 게 좋은 검인지 막 봤거든. 흐흐. 괜찮은 것 같냐?”“확실히… 좋은 것 같습니다만.”“역시 나는 천재야. 큭큭. 알았다. 잘 써라. 크흐흐흐…. 얼렁 받아, 난 이것만 전해주고 경기 하러가봐야 하니까.”비광조가 그놈의 조폭 저리가라 할 험악한 인상으로 ‘예쁜이가 나더러 참잘했대~’라고 칭찬을 곰씹는 듯 중얼중얼거리며 클클클 웃자, 수야는 약간 오싹해지는 것을느끼며 비광조의 손에서 검을 받아들었다.실은 조금 더, 난진 찬 하휘안 - 녀석의 모습을보고 싶었는데....“… 하아 ….”검을 잡고 잠시 비틀거렸던 수야가, 낮은 한숨을 내쉬며눈을 천천히 떴다.수야의 눈은, 어느새 완연한 황금색으로 물들어 있었다.검을 받아들고 하휘안이 대기실에 앉아 있는 모습을 흘끗 본 수야가, 입가에 나른하게 웃음을 머금었다.“아아, 퍽 오랜만이네?”“그렇군. 헌데… 아까 부터 뭘 그렇게 보고 있지?”소리 없이 다가온한 검은 그림자를 보고, 수야가 슬쩍 입 꼬리로 초승달을 그렸다.“아… 개새끼 한 마리.”“개새끼라… 흐음. 난진 찬 하휘안을 말하는 건가?”“풋… 그래.”수야가 픽 웃더니, 어깨를 우드득 소리를 내며 이리저리 돌렸다.수야가 마성을 지닌 황금색의 눈을 내리깔고 나른하게하휘안을 바라보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낭강오는, 문득 생각난 것처럼 입술을 떼었다.“그러고 보니, 이번 결투에서 이기면… 난진 찬 하휘안과 붙게 되는군. 제법 오래 붙어 있었다고 알고 있다만, 죽일 수 있겠나?”낭강오의 말에, 수야가 낭강오를 흘끔 보더니 이내색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글쎄… 나도 궁금한 걸?”수야는 자신을 무심하게 바라보는 낭강오를보고, 입술을 차갑게 휜다.‘자신’은, 필요하다면 죽일 것이다.제 어미조차 죽인 살인귀가, 고작 얼마 지내지도 않은 녀석을 못 죽여서 벌벌 떤다면 우스울 테니까.하지만, 만약 녀석을 자신의 손으로 죽인다면, 아마도 자신은… 자신의 삶을 찾지 않을지도 모른다.아마도 최대한 빨리 황제를 죽이고, 하휘안을 따라 빨리 죽어버릴 지도 모른다.꿈속에서는 밤마다 하휘안의 손에 목을 졸리면서, 죄책감으로 악몽으로 자신을 단죄하며, 스스로 구원을 저버리고 또다시 더 깊은 암흑 속을 걸어가리라.‘하지만…’멍청이라면, 어떨까.자신이 왜 어미를 죽였는지도 모르는 멍청이가, 과연 그 녀석을 죽일 수 있을까?정에 굶주려 자신에게 다가오는 그녀석을 제대로 막지도 못하고 고스란히 자신을 내던져 준 멍청이가, 기억도 나지 않는 목표를위해 그 녀석을 죽일 수 있을까?살인귀라는 본성을 저버리고 암흑에서 도망친 멍청이라면…과연 어떨까.수야는, 조소했다.“사실, 나는 저 개새끼를… 죽이고 싶지 않아.”마약을 들이킨 듯 나른하게 내뱉는 수야의 말에, 낭강오가 무심하게 답했다.“정이라도 들었나?”“아니.”“흐음.”“기쁠까봐.”“기쁘다…?”낭강오가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고운 아미를 살짝 구기자, 수야가 혼잣말 하듯 중얼거렸다.“나는 8살 때 내 손으로 직접 친모를 죽였는데, 제법 사랑했다고 자부하거든. 죽이고 싶어서 죽인 것도 아니었고. 그런데, 기쁘더라고.소름끼치게.”“그런가.”“어. 무진장. 여태까지 겪어봤던 모든 쾌락 중에서 그것 이상 가는 건 없었어.”“살인이 좋은 거라면 이해한다.”“아니… 살인 자체에는 사실 별 감흥이 없어. 그런데 하필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고 나서 무척 기쁘더군. 그런데 다른사람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걸 보니 아마 난 내게 소중한 사람에 비례하게 기쁜 모양이지.난 저 녀석이 좋아. 순수하고 올곧게 날 좋아하니까. 그래서 저 녀석에게 한 번도 지금의 내 모습을 내 보인 적이 없어. 혼란을 주고 싶지 않았으니까. 죽이고 싶지 않았으니까. 저번에 너랑 함께 개새끼가 수련장에 들어왔을 때, 나는 왕들 중 하나의 그 변태놈의 목에 칼을 겨누고 있었지. 죽일 수도 있었는데… 그 정도로 강한 놈을 죽일 기회가왔는데도 그 녀석 하나 때문에 죽이지 않고 놓아줄 정도라면, 이해하겠어?”수야가 픽 웃자, 낭강오가 잠시 가만히 수야의 얼굴을 바라봤다.“…….”“저 녀석을 죽여야 하는 이유가없다면 죽이지 않고 싶어. 나를 행복하게 하는 저 녀석이 좋으니까, 죽이고 나면 또 소름끼치게 기뻐할 것 같아. 그런데 그러면 더 이상 내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수야의 퇴폐적인 얼굴에, 이내 쓴 웃음이 걸렸다.‘게다가, 저 녀석 덕분에

















리는 핏물 속에서 산산 조각난 채 떠다니던 여자의 몸은 그 걸로도 모자랐는지, 반쯤 부서진얼굴로 같은 말을 지껄인다.“죽여…”“…… 씨발!!!”번들거리는 눈으로 그 고깃덩이를 노려보던 수야가 검을 들어 여자의 광대뼈를 부쉈다. - 콰드드드득 -섬뜩한 소리와 함께,여자의 몸이 으스러져 핏물에 녹아든다.- 고마워… 수야… 나의 아…기…“그만.”… 고마워… 고마워 … 고마…워 …“그마아아안!!! 제발, 제발… 이젠 그만 해!!!”수야의 절규에도, 여자의 조각들이 떠다니던 핏물은 ‘고마워’ 라는 바람소리를 심술궂게 흘려댄다.난생 처음으로 살인을 하고서 들은 단 한 마디의 칭찬을.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지어 보였던 어미의 미소를.바람은 결코 듣고 싶지 않은 그 ‘고마워’ 소리를 따라 흐르고 흘러, 핏물을 휘감아꿀럭거리며 화장실 욕조의 마개를 뺀 물 내려가듯 소용돌이를 그리며 수야를 휘감았다.“크흑…제기랄… 이젠 정말… 지겨워, 진짜… 씨발… .”그 말을 끝으로, 그대로 실신하듯이 의식이 흐려진다.몇 번째인지 모를 모친 살인을, 수야는 매번, 그리고 생일날 밤이면 언제나,‘해야만 했다’.검을 든 손이 힘없이 떨리다가, 급기야 손에 든 검이 떨어져 내리는 소리를멀찍이서 들은 것 같았다.그리고.“수야.”“…… 씨발, 부르지 마… .”악령의 잔재가 자신을 부르는 줄 안 수야가 인상을 찌푸리며 귀를 막았다.그렇지만 너무나도 생생히 들리는 소리.마치, 현실처럼.“수야, 자…?”“… 누구야 ….”망령의 목소리가 아니다.“그르르르릉…”익숙한 목 울림.아아, 너구나.너.요즘 들어 악몽이 좀 덜했던 이유.미친 듯이 빙빙 도는무의식의 혼돈 속을 헤매던 수야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걸렸다.있잖아, 강아지.눈을 뜨면다 잊어버릴 테지만, 나 좀 붙들어 줘.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바보같이 굴어도 괜찮으니까,날 건져 줘, 이 지옥에서.어차피 눈을 뜨면 기억도 못할 말을 속삭이는 것을 끝으로, 수야는 현실로 끌어올려졌다....“으음….”수야가 눈을 비비며 자신의 위에서 걱정스러운 듯 목을 울리는 하휘안을 보았다.꿈을 꾸며 흘린 식은땀으로 베개는 축축하게 젖어 있었고, 눈을감고 있었기에 그런지 몰라도, 의무실의 불빛이 유난히 눈을 찌르듯 밝다.또 무슨 꿈인지는기억도 안 나는 주제에, 지독한 피비린내가 온 몸을 감싸는 듯한 기분에 구역질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애써 참으며, 수야는 눈앞의 하휘안을 보고 웃어 보였다.“아… 너냐. 흐읍.”“끄응….”하휘안이 눈을 뜬 수야의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넘겨주며, 수야에게 다시 매달렸다.그런 하휘안이 무겁지도 않은지, 수야는 그저 픽 웃으며 하휘안의 등을 도닥인다.“여긴 어디야?”“의무실.”“나 주정부리다가 쓰러진 건가?”“……끙?”“나 어떻게 됐어?”“어랍쇼,기억 안 나? 귀염둥이.”수야의 물음에, 옆에서 고개를 빠꼼히 내밀며 인사하는 진무하가 보였다.하휘안이 수야 옆에서 꺼지라는 듯 노려봤지만, 여전히 아랑곳 않는 무적의 마이페이스다.싱긋 웃으며 손을 흔드는 진무하를 바라보며, 수야가 당황해서 눈을 크게 떴다.“서, 선배는 여기 웬 일로…?”“크르르르릉….”“아아, 경기 다 끝났거든. 중간에 왕들끼리 치고 박느라고 얼결에 종료되어버렸네. 거 참.”“왕들끼리… 치고 박아요?”“그래. 한심하게도 말이지. 나중에 ‘호’가 와서 검을 꽂아 놓은 뒤에야 좀 진정했다니까. 그건 그렇고, 이문제에는 귀염둥이 너도 책임이 있어!”“예?”진무하가 말하자, 수야는 어리둥절해서 눈을 굴렸다.“귀염둥이가 검을 들자마자 갑자기 다른 사람처럼 색기를 뿌리면서 죽이지만 않았어도.”“색기…요?”“어라, 정말 기억 못하나 보네? 하긴, 경기 끝나고 바로 쓰러졌다더니… 흠.설명하자면, 경기장에서 2분 만에 적을 제압한 귀염둥이 군은, 승리가 확정되었으니 상대를 의무실에 옮겨야겠다는 이 몸의 말을 가뿐하게 무시하고는 상대를 죽여 버렸고. 그러면서페로몬을 잔뜩 뿌리며 사라져 버려서, ‘연’이 발정하고, ‘제’는 또 그걸 타박하다가 둘이 싸움 붙고, 둘 말리다가 나도 결국 이성을 잃고, 나중에는 ‘호’와 ‘소’가 끼어들어왕 다섯이 난리 쳐서야 간신히 뜯어 말렸다는 이야기지. 정말, 망신이라니까.” “하하,뭔가 그 이야기 묘하게 납득이 가는군요.”“그렇지? 진짜라니까. 후우. 다들 애들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