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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헤헤, 레프트4데드2 가르르르르르…”수야가 장난스럽게 하휘안의 목 울림을 따라하다가 스르르 잠이 들자,하휘안은 그런 수야의 머리를 쓰다듬는다.“수야.”“…….”“원한다면, 언제든지 안아줄게.언제든지 같이 자 줄게. 그러니까, 아파하지 마. 내가, 언제나 지켜 줄 테니까… 응?”도대체 내가 너를 어찌 해야 할까.하휘안이 작게 속삭이며 수야의 귓불을 물자, 수야가 잠결에도 간지러운지 움찔했다.그런 수야를 보며, 하휘안이 낮게 레프트4데드2 웃었다.“수야, 사랑해….”작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잠이 든 수야의 가슴은 가만히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다.광수야 학교가자완결입니다. (씬이 있으니 씬 혐오주의자께서는 주의하세요)54미쳐버린 시간이, 제 자리로 돌아왔다.다른 무엇도 아닌, 짐승 녀석의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에.한밤중.새카맣게 적막에 젖어버린 시간에, 수야는 눈을 떴다.달빛에 비친 수야의 눈이황금색으로 빛난다.옆에서, 새근새근하고 아기처럼 숨을 레프트4데드2 내쉬고 있는 하휘안이 보였다.그러자, 수야가 피식 하고 쓴 웃음을 지었다.자신이 살아온 시간이, 모두 잘못된 것이라 생각했다.차라리 처음으로 돌아간다면 아프지 않을까, 하고 돌려버렸을 때, 누군가가 안아주었다.그순간 너무나도 절실히 필요로 했던 온기를 주었다.괜찮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였다.자신이 너무나도 간절하게 원했던 말을 해 주었다.어두운 무의식 속에서, 힘차게 울렸던 사랑한다는 말.그 말이, 레프트4데드2 집에서 억지로 끌려나온 달팽이처럼 연약한 속살을 드러내 기절해 버린 수야를, 지옥 같은 어둠에서 끌어냈다. ‘너라면, 괜찮을까?’ 어떤 모습을 드러내도, 안아줄 수있는 너라면, 내가 정말 모든 것을 맡겨도 괜찮을까?수야가 그런 생각을 하며 씁쓸하게 웃었다.도대체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인귀인 자신을, 자기 자신조차 혐오하는데, 그런데도 사랑한다고 레프트4데드2 말해주는 녀석이 있어서, 안심이 된다.바보같이, 진실인지 아닌지도 확신할 수 없는데,이 녀석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속삭이는 약해빠진 소리가 묘하게 끌리는 것이 더 우습다.“난진 찬… 하휘안.” 자신이 어떻게 해도 받아줄 것만 같은 은회색의 짐승.수야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살인귀인 주제에 이렇게나 순수한 녀석을 탐하다니… 지독한 자기혐오에 몸이죽은 자의 그것처럼 레프트4데드2 싸늘해져 간다.하지만 상관없었다.지독하게 혐오스러운 자신이라도, 이녀석이 함께 있다면… 지옥을 걸어가더라도, 그 나름대로 괜찮을 것 같았다.여태까지 도망치기만 했던 삶에서, 단 하나 의지할 것이 생기는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물론, 배신당하기 전까지겠지만. 지독한 회의감이 느껴졌지만, 상관없었다.언제 끝나든 상관은 없다.그저 지금은… 영원처럼 느껴지는 믿음만을 쫓을 뿐.마지막으로 걸어본 희망이 버려질 거라고 레프트4데드2 막연히 예측하고 있으면서도, 영원처럼 신봉할 뿐. “수… 야?” 하휘안이 수야의 기척에 깬 듯,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킨다.그러자, 수야가 나른하면서도 퇴폐적으로 웃었다.그러고 보니, 검을 들지 않고 이 상태로 인사하는 건 처음이었다.게다가, 지금의 자신이 누구인지는, 수야스스로 인식하는 것도 불가능했다.자신은 지금 멍청이인가, 아니면 살인귀인가.하지만, 아무려면 어떨까. 지금 바라는 레프트4데드2 것만 이루면 된다.어차피 자신이 누구든, 눈앞의 이 녀석은 사랑한다고 말해 줄 것이다. “안녕?” “…… 수야?” 수야가 황금색 눈동자를 초승달처럼휘며 웃어 보이자, 놀란 듯 자신을 바라보는 짐승이 보인다.그러나 상관없었다.자신을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녀석의 말이 거짓이라도, 아무래도 상관없었다.오로지 지금 이 순간만큼은, 누군가의 온기가 간절히 필요했다.이토록 혐오스러운 레프트4데드2 자신이라도, 누군가는 사랑해준다는 바보와도같은 믿음이 필요했다.자신이 어떤 상태고 누구든지, 사랑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이 지옥을 해맬 것이다.차가운 손을 뻗어 짐승의 뺨을 쓸어본다. 뜨겁다.차가운 피부에 느껴지는 짐승의 체온이 너무 뜨거워서 데일 것 같았다.하지만 좋다. 데어버려도좋다.이 열기에 익어버린다 해도, 지금은 자신에게 없는 이 뜨거움이 미치도록 그립다. 레프트4데드2 온기가… 자신을 안아주는 온기가… 필요했다.수야의 떨리는 손을 보던 하휘안이 자신을 조심스럽게안자, 수야는 하휘안의 단단한 어깨를 쓸어보며 입술을 떼었다. “넌, 참… 따뜻하구나.” “ …… .” “내게도, 그 온기를 나누어 줘.” “수야…?” 그러고 보니, 이녀석에게 유혹하듯이 다가간 것은 처음이었던가?얼빠진 것처럼 수야의 이름만 부르는 레프트4데드2 짐승에게다가간 수야는, 입 꼬리를 슬쩍 끌어올리며 옷을 풀어헤친 다음, 유혹적인 손짓으로 하휘안의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랑… 교미할래?” “수, 수야?!” 그야말로 경악한 건지눈을 크게 뜨고 놀라는 하휘안을 보며, 수야가 킥 하고 웃었다. “원하지 않아? 이 몸뚱이를.” “…….” 당황했던 하휘안이 입을 다물고 날카롭게 레프트4데드2 수야를 바라보자, 수야는 픽
강오. 아무려면 어때, 귀여우니까. 후후후… 자아, 이리 온. 이 누나가 예뻐해 주마.”“… 빌어먹을.”낭강오가 나지막하게 욕설을 내뱉는가 싶더니, 급기야 척척척척- 하고 걸어가는 걸음소리가 점점 더 커지며 도저히 걸어가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재빨리운동장을 벗어났다.“아무리 그래도, 치수는 재고 가야 하지 않겠니? 내가 순순히 놓아줄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란다, 낭강오… ” 그 뒤를 화인이 재미있다는 듯 빙글빙글 웃으며특별히 미니로 차려입은 차이니즈 드레스 차림으로 천천히 쫓는 걸 멍하니 바라보던 수야는,이내 입가에 피식하고 웃음을 물어버렸다.무뚝뚝하고 차갑게만 보였던 사람의 망가지는 모습을보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은.그렇게 웃음을 흘리고 있던 수야에게서, 이제는 낯이 익어버릴 정도로 자주 보는 것 같은, 백발의 남자가 옆에 후배 하나를 단 채 싱글거리며 나타났다.“여어~ 귀염둥이! 자기도 있네?”왜인지 후배는 하휘안을 보고는 바짝 얼어 그 큰 덩치가 무색하게 진무하의 등 뒤로 어떻게든 숨어보려고 애쓰는 것이, 조금은 처량하게 보일 지경이었지만, 그런 이유에는 아무래도 상관없던 수야는 눈빛이 흉흉해진 하휘안을 한 번 째려본뒤 진무하에게 말을 걸었다.“안녕하십니까.”“응, 우리 귀염둥이가 매정하게 짐승 우리 속으로 날 집어넣는 바람에 죽을 뻔 했지만, 다행이 아직까지 안녕하게 잘 살고 있다고. 어이,너 내 뒤에 숨지 마. 나와, 인마. 내 등 뒤에 시커먼 사내새끼 숨겨주는 취미는 없어.”“설마, 남자답지 못하게 뒤끝까지 있으신 겁니까.”“뒤끝이라니? 나처럼 뒤끝 없는 녀석이 어디 있다고 그래.”“하여간… 혹시, 광란이 뭔지 좀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저 녀석은 도통 입을 안 열어서.”수야가 한숨을 쉬며 묻자, 진무하는 자신의 뒤에 숨던 후배를매정하게 내치다가 눈이 동그랗게 되어서 물었다.“허어, 몰라? 모르긴 몰라도 요즘 그것 때문에 꽤나 바쁠 텐데…? 아, 그러고 보니… 너희는 무소속이지, 참.”진무하는 납득했다는듯이 고개를 두 번 정도 끄덕이고는 말했다.수야에게 쓸데없는 것 말하지 말라는 듯이 하휘안의 기세가 흉흉해져버린 바람에 진무하의 옆에 있던 후배는 확 움츠러들었지만, 수야 앞에서는 점점 이빨을 드러내지 않는 법을 배운 야수를 놀려주는 재미에 푹 빠져버린 진무하에게는오히려 더 재미를 느끼게 만들어주는 반응일 따름이었다.“음, 일단 간단하게 말하자면, ‘광란’은 이 사립 또라이 학원의 축제야. 기간은 4박 5일간이고. 일단 공식적으로 항상시행하는 것들은 경매, 술래잡기, 토너먼트, 도박 정도이겠고, 해마다 달라지는 건… 왕들의 서비스?”“왕들의… 서비스요?”수야가 의아해져서 눈을 크게 뜨고 묻자, 진무하가 난감한듯 웃음을 흘렸다.“그게, 왕들은 일종의 대표잖아? 따지자면 학생회나 선생쯤 되는 존재라고. 그러니까 아랫사람들에게 약간의 유흥거리를 제공해 줄 의무도 있는 거지. 또, 아무래도 명색이 대표다 보니 연합끼리 친목을 도모하고자 하면 왕들끼리 어울려야 하는 거고. 네가 맨 처음에 이 곳에 왔을 때도 왕들끼리 사이좋게 모여서 설명했잖아. 그것처럼, 왕들끼리 모여서 재미있는 이벤트를 준비한다고나 할까.”“… 봉사정신이 참, 투철하시군요.”“뭐, 별로. 해마다 왕들이 매번 그래왔으니까 이제는 전통처럼 되어버려서 말이야.”“그렇습니까. 그럼 다른 것들도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토너먼트라던가 술래잡기는 또 뭐죠?”“음, 일단 토너먼트는 이사장이 공식적으로 주최하는 대회야. 하지만 실상 유명무실하지.살인이 불가하고… 살인하면 일단 탈락이니까, 항복 선언이 먹히거든. 항복한다고 해도 그렇게 겁쟁이 취급도 하지 않고. 시간제한에다가. 이겨봤자, 상품은 상금하고, 나중에 졸업하면 증명서가 주어지고, 연합을 공식적으로 제한 없이 다시 고를 수 있는 기회랄까? 원래는 연합에 들었다가 나가거나 다른 연합으로 가려면 상당히 밟힌단 말이지. 그런 면에서 우리 연합은 다른 쪽에 가입했다가 넘어오는 놈들이 많아서 싸움이 상당히 많이 나지만. 하여간, 그래. 하지만 도박 중에 있는 경기가 있는데, 그건 시간제에 살인 허용, 아니,거의 상대가 죽어야 해. 게다가 몇 번의 경기 타임 안에 승부가 나지 않으면 대기 중이던 왕이 둘 다 죽여 버리고, 항복을 하면 연합에서 쓰레기 정도로 취급 받지. 그리고 그상금은 자신한테 걸린 상금 중에서 일부를 그때그때 상으로 받아. 또, 그 곳의 최종 우
페로몬을 잔뜩 뿌리며 사라져 버려서, ‘연’이 발정하고, ‘제’는 또 그걸 타박하다가 둘이 싸움 붙고, 둘 말리다가 나도 결국 이성을 잃고, 나중에는 ‘호’와 ‘소’가 끼어들어왕 다섯이 난리 쳐서야 간신히 뜯어 말렸다는 이야기지. 정말, 망신이라니까.” “하하,뭔가 그 이야기 묘하게 납득이 가는군요.”“그렇지? 진짜라니까. 후우. 다들 애들 같아서,원.”“… 그러는 선배도 싸우지 않았습니까.”수야가 한숨을 내쉬며 묻자, 진무하가 눈치챘냐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는 푸하핫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사람 좋게 말했다.“그러니까 ‘다들’이라고 했잖아, 푸하핫. 그럼, 몸조리 잘 하고. 나는 나름대로 귀염둥이가 걱정 되어서와 본거니까. 그리고 , 앞으로는 색기 좀 자제해 줘. 앞으로 한 번만 더 이런 짓했다가는 왕들의 위엄이 다 무너져버리겠어.” “별로, 색기 따위 흩뿌린 기억 없습니다만.”“기억 없다고 회피해버리다니, 비겁해. 덕분에 판이 완전히 엉망이 되어버렸단 말이지. 그럼, 몸조리 잘 하고! 오늘 밤에 암시장하고 경매 구경 좀 해 보던가. 카지노도 있고. 노예 시장 한 번 열린단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대망의 술래잡기니까, 정말로 조심해야 할 거야.”“닥쳐. 내가 지켜. 꺼져.”진무하의 말에 하휘안이 이를 드러내며 음산하게 중얼거렸다.기세로 보니 정말로 사람 하나 죽일 것 같다.“하휘안 자기이, 그 과민반응 좀 어떻게 해보라니까. 정말로 장난치고 싶어진대도. 그럼, 다음에 봐!”진무하가 싱긋 웃으며 사라지자, 하휘안이 불만스럽게 목을 울렸다.그러더니, 수야를 보며 묻는다.“… 수야, 검을 잡은거지?”“뭐?”“검을 잡으면 이성이 날아간다고 했잖아. 사람도 죽인다고 했고.”“… 쯧.쓸데없이 기억력은 좋아서.”“기억도 안 나는 거야? 아니면 오늘만이야?”“몰라, 인마.뭘 그런 것까지 신경을 쓰냐. 그냥 대충대충 살자.”난감해진 수야가 대답을 회피하자, 하휘안이 못마땅한 듯 수야의 목을 깨문다.그러자 수야가 얕게 신음을 죽이며 하휘안을 거세게 밀어냈다.“아, 떨어져!! 이젠 네 엉큼한 속셈을 다 알았다고!!”“끄응?”“그렇게 천진난만한 눈동자 해도 소용없어, 이 음험한 놈. 떨어져!! 난 호모는 질색이라고 했지!!”“…크흥.”하휘안이 어쩔수 없이 아깝다는 듯 수야를 놓자, 수야의 얼굴이 더 구겨졌다.그냥떠 봤는데, 정말 그런 거였나. 도대체 순한 강아지의 얼굴을 하고 어디까지 생각을 했던 거란 말인가.여태까지 이 놈의 음흉한 속셈을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하휘안을 오냐오냐하고 모두받아주기만 한 수야는, 그 순간 오싹하고 소름이 돋음을 느꼈다.“진짜였냐? … 아, 너앞으로 내 전방 1m 둘레로 접근 금지야.”“싫어.”“뭐야?!”“싫어.”하휘안은 그 말과함께 다시 수야를 거세게 끌어안는다.그리고는 수야의 얼굴에 대고 자신의 뺨을 비빈다.“놓으라니까!!”수야가 긴장해서 움츠러드는 것을 애써 참으며 외쳤지만, 하휘안은 아랑곳하지 않고품 안에 들어온 수야의 바르작거리는 감촉을 즐기며 중얼거렸다.“수야.”“왜?”“나는, 수야가 검을 안 썼으면 좋겠어….”“왜? 기억이 잠깐 끊기는 것 빼고는 사람 죽이는 데에는그것만한 게 없어. 악몽 조금 꾸는 것만 감수하면 꽤 괜찮아.”“싫어.”“뭐가, 또. 이떼쟁아.”“악몽 꾸는 거, 싫어.”“당사자인 내가 괜찮다는데, 왜 난리야, 너는.”“싫어.”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는 듯 수야의 목덜미로 고개를 파묻으며 하휘안이 불퉁하게 말했다.그러자 수야가 낮은 한숨을 쉬며 하휘안의 머리를 툭툭 건드렸다.“괜찮다니까. 걱정 안 해도돼. 여태까지 잘 견뎌왔는데. 새삼스럽긴.”“끄응.”비록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어서 보이지는 않지만 하휘안이 고개를 젓는 감각이 느껴져서, 수야는 그 간지러움에 킥킥 웃었다.“알았어, 노력해 볼게.”“가르르르르르….”“항상 말하지만, 이럴 때만 애교 피우지 마. 얄미운놈.”“가르르르르….”“그럼, 우리 축제나 마저 구경하러 갈까. 나 깨어나는 거 기다리느라 구경도 못 했지?”“가르르르르르….”“그래, 그럼. 가자.”수야는 하휘안의 은회색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픽 하고 웃어버렸다.이 녀석이 있으니 악몽이 조금은 덜 불쾌하다.악몽을
주인님. 됐습니까?”“흐음, 비속어도 자제하도록 하렴. 난 내 노예가 상스러운 짓을 하는건 별로 바라지 않는단다.”지왕이 투덜거리며 무대 아래로 내려가자, 화인이 싱긋 웃으며무대 중앙으로 걸어나갔다....화인의 열혈 추종자들이 화인을 다른 시커먼 늑대 녀석들에게뺏기기 싫었던 건지, 화인은 자신의 친위대 대장에게 800을 받고 낙찰되었다.그렇지만 화인을 워낙 신처럼 섬기는 녀석이니, 화인이 별 이상한 짓을 당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수야는거의 다 끝나가는 무대를 보며 자리에 앉아서 가볍게 몸을 풀었다.옆에 있던 하휘안은 졸린듯 눈이 깜박이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다.그런 하휘안의 머리를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하면서, 수야는 하휘안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더니 중얼거렸다.“그럼 이제… 비광조 선배 차례인가.”“… 크응.”수야는 노예가 되어서 마구마구 부려 먹혀지는 비광조를 상상하고 킥킥 웃다가, 문득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다.“그러고 보니, 비광조 선배는 애들한테 인기가 별로잖아.”노예로 사봤자 따먹기는커녕 따먹힐 위험이 극심한, 190대의 거구니까.설마 따먹히고 싶어하는 변태가 아닌 이상 함부로 사지는 않겠지.그럼 자연히 가격도 낮아질 테고, 수야가 노려볼 수도 있을 터다.“흐응. 300 이하면 사 볼까? 여차하면 이 녀석도 있으니.”저번처럼당하려고 하면 이 녀석이 지켜 주겠지, 뭐.정 안되면 검을 들면 그만이고 말이다.“가르르르….”한편 이 녀석은 여간 졸린 게 아닌지, 눈을 스르르 감고 수야의 어깨에 머리를 부빈다.수야는 픽 웃으며 하휘안의 은회색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그러자 그 감촉이 좋은지, 머리를 더 가져다대며 입가에 제법 흐릿한 미소도 짓는다.“가르르릉.”“그럼, 한 번 볼까.”수야가, 입에 살짝 웃음을 머금었다.광수야 학교가자42“그럼. 다음은 ‘연’ 연합의 왕입니다! 이 노예도 검은색 머리카락, 그리고 흔치 않은 보라색 눈동자를 가지고 있죠! 넘치는정력과 넘치는 힘을 가진 노예입니다.”사회자가 말을 하자, 무대 위로 쿵-쿵- 하는 발소리를 내며 비광조가 걸어왔다.그러자, 사회자가 웃으며 말한다.“그럼, 100부터 시작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이 끝나자, 비광조가 느릿하게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비광조의 매서운 눈이흘끔 밑의 관중석 ‘연’ 연합을 바라보자, ‘연’ 연합의 녀석들이 움찔했다.은근히 남자들한테는 자신의 인기가 잘 안 먹힌다는 걸 알고 있는 비광조지만, 그것에 ‘나는 인기가 없으니 얌전히 꼴찌를 하겠나이다.’라는 순종적인 태도 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기껏 내기를했는데 얌전히 밑을 깔아주고 싶지 않았던 비광조는, 노예시장의 무대로 올라가기 전, 자신의연합에게 한 마디를 남겼다.‘500 이하로 팔리면, 단체로 박아 버린다.’노예시장에 가기전 남긴 비광조의 말은, 그들에게 참으로 무서운 것이었다.다른 연합 녀석에게 사라고 협박하든, 아니면 자신들이 사든 간에, 연합은 그 말을 이행해야 했다.그건, 협박이 아니라…‘진리’였다.비겁하더라도, 이겨야 한다.안 그러면 자신들의 후장이 위험하다.후장 따먹히는위기 사이에서, 의외로 연 연합의 단결력은 '소'연합 다음으로 강했다.‘한 힘’ 하는 연연합의 녀석들이라도, 비광조는 가차 없이 잘 따먹었다.한 번씩 다들 따먹혔다가 엄청난 공포와 어쩔 수 없는 생리적인 쾌락의 사이에서 엄청난 번뇌와 인생무상의 고뇌를 짊어진 연 연합의 녀석들은, 비광조의 ‘박아버린다’라는 말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말이었다.차라리 말한테당하는 게 낫지.정말이지 괜히 연 연합에 들었다고, 연 연합 녀석들은 피눈물을 흘리며 후회했다.“1… 130!!”“150…”연 연합 녀석들은 나름대로 계획이 있었다.일단은 한 번에 높은 금액을 부르면 기가 꺾이기 마련이니, 차근차근 부르면 누가 500이상으로 불러주지않을까, 하고 차근차근 부르고 있는데, 그것을 본 수야가 머리를 긁적였다.‘허, 으외로따먹히고 싶어하는 놈들이 있네?’비광조와 연 연합 사이의 시커먼 속내를 모르는 수야는 고개를 갸웃하다가, 하휘안이 기댄 오른쪽 어깨의 반대편인 왼 손을 살짝 들어 올렸다.“200!”순간, 연 연합 녀석들은 사전에 얘기되어 있던 대로 차근차근 부르지 않고 누군가가 한꺼번에 200을 부르자, ‘어느 개념 없는 놈이 한꺼번에 200을!!’ 이라고 화를 내려다가,연 연합이 아닌 곳에서 손을 들었음을 깨닫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그리고 , 비광조도 익숙한 목소리에 눈을 관객석 쪽으로 향했다.“200 나왔습니다! 200 부르신 분 누구시죠?”